"대구를 뛰어넘어 전국 무대로…".미술의 계절인 가을, 지역작가들이 서울 부산 등 외지에서 잇따라 전시회를 열고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작가 박남철(계명대 동양화과 교수) 권희숙 노태웅(대구예술대 미술과 교수) 윤병락 이영식씨 등이 개인전을 갖고 있거나 가질 계획이어서 관심을 끈다.
또 '먹의 달인' 김호득(영남대 동양화과 교수)씨와 전국적인 주가를 높이고 있는 현대화가 남춘모씨도 울산 현대예술관(11월12일∼12월15일)과 서울 금호미술관(11월1일∼19일)에서 각각 초대전을 갖는다.
사실 대구가 국내 화단의 일각을 점하고 있다지만, 미술시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편. 아무래도 서울 부산 등 큰 무대가 작가들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최적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작가들의 잇단 외지전시회는 지역 화단의 역량을 조금씩 높여가는 반증인 셈이다.
○…작가 박남철씨는 11월 5일까지 서울 인사갤러리(02-735-2655)에서 여덟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무천(舞天·고조선의 제천의식)시리즈로 한국화단에 한 획을 그은 그는 현란한 색채기법과 압축된 주제의식을 새롭게 가다듬어 내놓았다. 눈이 시리도록 맑은 하늘빛부터 시꺼먼 침묵의 밤하늘까지 화면에 가득 담아 한국화 채색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은 듯 하다.
그의 작품에는 기마민족의 꿈을 엿보게 하는 말(馬), 세월을 느끼게 하는 신라금관, 우리민족의 제천의식을 암시하는 일월성신, 도가와 불가의 상징적 도상 등이 소재로 등장, 원초적 생명관과 역사와 현재의 상관관계를 긴장감있게 보여준다. 그래서 그를 '그림으로 춤추는 작가'(평론가 장미진)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작가 권희숙씨가 30일까지 서울 가나아트스페이스(02-734-1333)에서 다섯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페인팅에서 컴퓨터 프린트 이미지로 작업을 바꾼 그는 죽은 나무와 이름 모를 들풀, 깨진 유리와 콘크리트 등의 소재를 통해 삶과 문명의 실제를 미화하고 허구화한 작품을 보여준다.
○…작가 노태웅씨는 12월 6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김성호 백성도 최진욱씨와 함께 '풍경의 풍경-4인의 풍경해석'전을 열고 있다. 단정한 구도와 포근하고 정제된 색감으로 농어촌 풍경이나 해변가 등 자연풍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 윤병락씨는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 인데코 갤러리(02-511-0032)에서 여섯번째 개인전을 연다. '보물창고'를 주제로 옛 민속기물에서 느낄수 있는 우리 정서와 아름다움을 표현한 정물화.
○…작가 이영식씨는 대구전시회(맥향화랑)에 이어 다음달 6일부터 14일까지 부산 마린갤러리(051-746-4757)에서 아홉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시지프스의 신화'를 주제로 유리병 속에 든 인간의 모습을 통해 실상과 허상, 허무와 실존 등을 느끼게 하는 작품.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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