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향인 성주를 찾으면 성주읍을 휘감은 이천내를 따라 400~500년된 왕버들 수십그루가 숲을 이룬 장관을 만나게 된다. 이른바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된 성밖숲이다.
성밖숲은 지금은 왕버들로 조성돼 있으나 수백년 전에는 밤 숲이었던 모양이다.경산지 등 사료에 따르면 성밖숲은 성주읍성이 처음 터를 잡은 고려초 만들어졌다는 것. 당시 대황동(속칭 구동굴) 뒷산에 토속신앙을 모시는 신당(神堂) 터가 있어, 성에서 바로 보이면 좋지 않다는 역술가의 말에 따라 밤나무를 심어 가렸다는 것.
이 밤 숲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으로 생활이 궁핍해진 나머지 숲에 몰래 들어가 경작하는 사람이 늘면서 숲이 크게 훼손됐으며 이후 지금의 왕버들로 바꿔 심었다고 전한다. 따라서 역산할때 수령은 400~500년이 된다.
또 다른 주장은 조선시대 대유학자인 동강(東岡) 김우옹 선생과 한강(寒岡) 정구 선생의 출생지인 대가면 사도실(思道谷)과 유촌(柳村)에서 보면 마을 앞이 너무 틔어 있어 밤 숲을 심으면 좋다는 술사의 말에 따라 조성했으며 후에 양강(兩崗) 등 유학자가 나왔다고도 전한다.
현재 성밖 숲은 면적만 5만3천여㎡. 이곳에 보호수로 지정된 왕버들 59그루와 성주출신 대중가수인 백년설씨의 노래비를 비롯한 각종 기념조형물, 잔디광장.체육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또 문화재청이 9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면서 '성밖숲 조경 기본계획'을 마련, 오는 2004년이면 왕버들 숲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주민들의 각종 문화.체육행사의 공간으로 새롭게 조성될 예정이다.
제수천 성주문화원장은 "성밖숲은 우리나라 전통적인 마을숲과 자연관을 잘 나타내주는 귀중한 학술자료며 또 수백년동안 성주지역의 흥망성세를 같이 한 역사의 상징물로 귀중한 문화유산을 소중하게 가꿔 후세들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주.박용우기자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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