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청룡산. 1.5km의 등산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산 정상에 이르는 700여m 산길에는 소나무들이 밑둥치까지 잘려 나가 있었고, 전나무, 아카시아, 느릅나무 등 수백그루의 나무들이 나동그라져 있었다. 뿌리째 뽑힌 나무도 수십그루였다.
또 길을 넓히기 위해 산 허리를 깎아낸 포크레인 자국이 곳곳에 흉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 곳은 폭 1m 정도의 산길이 있었으나 산주인 김모(63)씨가 조상 묘 정비를 이유로 길을 두세배 확장하면서 산림을 마구 훼손한 것으로 달서구청은 확인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이 지역은 그린벨트지역이라 산주라도 일체의 산림훼손을 할 수 없다"며 "1천800여㎡에 나무 390여 그루를 베어낸 김씨를 산림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원상회복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함지산 정상 주위. 지난 97년 10월 발생한 산불로 수십 그루의 소나무가 말라 죽은 이곳에 등산로를 따라 수십그루 소나무가 밑둥치만 남은 채 베어져 있었다. 세뼘 굵기의 40년생 나무는 도끼로 밑둥치에 상처를 내서 서서히 말라죽게 한 뒤 그 윗부분을 톱으로 잘라냈다. 예리하게 찍혔거나 꺾여나간 나무들도 적잖았다.
북구청 관계자는 "등산로를 따라 나무들이 베어졌고 등산로 쪽의 나뭇가지만 잘려나간 곳이 많다"며 "일부 등산객이 편하게 산을 오르내리기 위해 이 나무들을 베거나 마구 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단속 부재의 틈을 타고 대구시민의 휴식공간인 야산들의 산림훼손이 심해졌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해 각 구청이 단속한 올해 산림훼손행위는 지난 4월 서모(52)씨가 가창면 야산에서 묘지주변정리를 위해 나무 300여그루를 잘라내 단속에 걸린 것을 비롯 불법벌채 3건, 수목뿌리채취 1건, 산불실화 1건 등 모두 5건에 그치고 있다.
대구시 녹지과 관계자는 "대구 전체면적의 56%(4만9천644ha)를 차지할 만큼 산이 넓어 산림훼손행위가 빈번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산림공무원 등 인력이 부족해 단속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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