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못받는 보호수

입력 2001-10-23 14:53:00

대구시가 '푸른 대구 가꾸기사업'의 하나로 해마다 수십억원의 예산을 들여 가로수를 심고 있으나 정작 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보호수들은 예산부족과 관리소홀로 위기를 맞고 있다.

22일 대구시와 각 구.군청에 따르면 대구시에는 모두 23종 298그루의 나무가 보존가치가 높다고 판단돼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구별로는 달성군이 205그루로 가장 많고 동구 42그루, 북구 25그루, 수성구 14그루, 달서구 10그루 등의 순이며 느티나무가 전체의 37.2%인 111그루로 가장 많다.하지만 수령(樹齡)이 수백~1천년에 이르러 지속적인 보호대책이 절실한 이들 보호수의 관리를 위해 대구시가 올해 편성한 예산은 고작 2억8천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부패부위 제거 등 외과수술과 영양제 투입.배수시설 및 보호책 설치 등 보호수 정비실적 또한 전체 보호수의 1/3 수준인 90여 그루에 그치고 있으며 나머지 보호수들은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실질적인 관리기관인 기초자치단체들은 빈약한 재정을 이유로 달성군(7천600만원)을 제외하고는 관련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않아 올해 새로 지정된 보호수 등 일부는 보호책.표지판마저 갖춰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외과수술 등에 한해 소액지원(대구시의 경우 올해 240만원)되고 있는 국비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보호수가 사유지에 있는 점을 고려, 토지소유주에게 세제상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각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는 보호수들을 실효성있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지만 대구시의 보호수 가운데 현재 고사위기에 놓여있는 나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보호수 훼손이 심해지기전에 '사유지내 보호수 토지 사주기운동' 등 범시민적 운동을 전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