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APEC외교-테러 먹구름속 햇볕 찾기

입력 2001-10-18 00:00:00

오는 20~2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미국의 테러참사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상회의로서 공동번영과 신경제 이익의 확산 등 당초 의제 이외에 테러근절 대책이라는 새로운 의제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세계경제의 균형발전 방안과 함께 미국의 테러참사로 가시화되고 있는 문명간 충돌 등 변화된 세계 정치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새로운 틀을 마련해야 할 것인가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김대중 대통령의 이번 APEC 정상회의 참석은 이러한 전체적인 논의의 틀 속에서 APEC의 역할 활성화를 통한 역내경제 회복방안과 미국의 테러참사 이후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역내 국가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김 대통령은 21일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회원국들간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공조와 WTO(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조기 개시 등 무역.투자의 자유화 및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반테러 군사공격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테러근절을 위한 국제공조체제에 대한 적극적 참여 의사를 밝힐 방침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오는 19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포함, 정상회의를 전후해 모두 8개국 정상들과 갖는 개별 회담이다. 대북정책에 대한 우방국들의 협조, 대테러 대책의 공조, 자원협력 등 화급한 정치.외교 현안들이 논의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이들의 지지와 협력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 국가의 지속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반테러 전쟁에 대한 협력을 재차 밝히고 지난 3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는 대북정책과 관련,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20일 오전 고이즈미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10.15 한일회담에서 합의된 사항들의 후속조치 이행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한중회담에서는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중국의 지지입장을 재확인하고 장쩌민 주석으로부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및 장 주석의 방북결과에 대한 중국측의 평가를 청취할 예정이다.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남북관계 증진을 위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고 한.일.러간 최대의 현안으로 떠오른 남쿠릴 수역에서의 꽁치잡이 문제에 대한 러시아측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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