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란-근육 마비시키는 '보툴리눔'독소

입력 2001-10-16 14:59:00

보톡스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세균이 만드는 신경독소의 명칭이다. 이 독소는 운동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곳에서 근육을 움직이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막아 근육을 마비시킨다.

보톡스의 발견은 우연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1895년 밸기에의 엘리젤레스라는 마을에서 주민 34명이 소시지를 먹고 신경마비증상을 일으켜 10명이 중태에 빠지고 3명이 목숨을 잃는 식중독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벨기에의 의사 에르맨켐은 이 식중독의 원인이 보관이 잘 안된 소시지나 통조림에서 유래하는 보툴리눔균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툴리눔균은 정제된 1g만으로도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가공할만한 신경독소다. 하지만 극미량을 국소적으로 근육 부위에 주사하면 신경마비 작용으로 근육의 수축을 억제하고 경련을 그치게 한다는 것이 점차 밝혀지면서 의학적으로 이용될 수 있었다.

1973년 미국의 천재적인 안과 의사 스코트가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되는 사시(斜視)를 보톡스 주사로 치료한 것을 시작으로 얼굴경련, 눈썹경련, 뇌성마비로 인한 근육경직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198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보톡스 주사제를 사람 치료목적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승인했다.

1990년대 초에는 주름살 제거를 위한 주사제로 인기를 끌면서 마돈나, 마이클 잭슨, 리즈 테일러 등 유명 연예인들이 앞다퉈 보톡스 주사를 맞았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중반 도입되어 주름살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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