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정체 불명의 우편물을 통한 탄저균 확산사태를 사실상 '생화학 테러'로 간주하고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또 14일 영국과 오스트리아.호주.캐나다.브라질 등에서도 백색가루가 발견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미국에서 시작된 백색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생화학 테러와 전쟁=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으로 확산 중인 탄저균 감염사태가 빈 라덴과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토미 톰슨 미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번 탄저균 사태가 생화학 테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 보건복지부는 생화학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의회에 추가로 10억달러의 예산을 긴급 요청,1천2백만명분의 탄저병 치료용 항생제 등을 확보키로 했다.
현재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항생제는 2백만명분(60일치) 이다. 미 보건복지부는 또 영국 제약회사에 4천만병의 천연두용 백신도 주문하는 등 각종 생화학 무기에 대한 치료제 비축을 서두르고 있다.
◇ 늘어나는 추가 감염자=뉴욕 NBC 방송국 여직원이 탄저병에 감염된 데 이어 14일에는 이 여직원의 혈액 검사작업을 하던 경찰관과 보건국 연구원 두 명이 추가로 탄저균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지금까지 탄저병에 걸리거나 탄저균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은 지난 5일 사망한 '아메리칸 미디어'의 사진편집인 로버트 스티븐스(63) 를 포함해 모두 12명으로 늘었다.
한편 네바다주 마이크로 소프트 라이선싱 부서에서 발견된 탄저균을 추적 중인 미 수사 당국은 이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던 6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4명이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 전세계로 번지는 백색공포=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는 14일 아랍계로 보이는 사람이 지하실의 한 예배당에 흰색 가루를 뿌리고 달아나 이에 놀란 수백명이 긴급 대피하고 성당건물이 일시 폐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영국 보건당국은 가루 샘플을 채취,성분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이날 빈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성분 미상의 흰가루가 발견돼 군 방역요원들이 현장을 폐쇄하는 등 백색가루 파동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공항과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서도 승객들의 짐 안에서 정체불명의 흰색 가루가 검출돼 승객들이 소개되는 등 소동이 일었다.
또 호주에서는 멜버른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우편물 속에 담긴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이 발견돼 건물 전체에 소개령이 내려졌고, 시드니 국제공항 출국장에서도 한 차례 소개소동이 벌어지는 등 전세계에 탄저균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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