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작업 '말로도 되네'

입력 2001-10-16 00:00:00

한글과 컴퓨터가 새로운 '아래아 한글' 버전인 '아래아 한글 2002'를 한글날인 9일 출시한다. 토종 소프트웨어(SW)의 원조격인 아래아 한글은 지난 89년 '아래아 한글1.0'으로 출발, '아래아 한글 96', '아래아 한글 97'로 업그레이드해 왔으나 지난해 '한글 워디안'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아래아 한글'이란 이름을 더 사랑하고 선호해 1년만에 '아래아 한글'이란 이름을 다시 사용하게 됐다.

'아래아 한글 2002'는 새로운 코드로 작성된 '한글 워디안'의 1.5버전이나 훨씬 안정적이면서 기능이 새로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래아 한글 2002'의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사용자들이 요구해온 세로쓰기 기능과 음성명령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아래아 한글에서 명령을 내릴 때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아래아 한글2002'는 '도구'메뉴에 추가된 '음성명령'을 이용하면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성으로 '표만들기'라고 말하면 표가 만들어지고 '인쇄'라고 말하면 '인쇄'명령이 실행된다. 시각장애인들이나 키보드 조작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한글과 컴퓨터사는 조만간 음성으로 글자를 입력하는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로쓰기 기능도 '아래아 한글 2002'의 돋보이는 장점이다. 가로로 쓴 글을 세로로 바꿀 수 있고 처음부터 세로로 쓸 수도 있다. 영문의 경우 글자를 눕히거나 세울 수도 있다. '한글 워디안'에서 문제시되었던 하위 버전과의 호환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문자열을 표로, 표를 문자열로 바꾸기, 표 계산식, 표 나누기.붙이기 기능도 보강됐다.

한글 단어를 영어표현으로 바꿔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영문 문서를 만들 때, 회사 이름과 주소를 한글로 입력한 뒤 로마자 표기 아이콘을 클릭하면 주소인지, 상호인지 등을물어보고 해당 형식에 맞춰 영문으로 바꿔준다. 예를 들어 '대구시 만촌동 859'라고 입력한 뒤 로마자 표기를 누르면 '859 Manchon-Dong Daegu'로 변환돼 나타난다. '한글과 컴퓨터'는 'Haansoft Inc.'로 바뀐다. 소프트웨어에 포함돼 제공되는 지명과 회사 이름도 데이터베이스에서 각각 일치하는 것으로 찾아 바꿔준다. 또 표작업과 다단 편집기능을 강화하고 한-영·영-한과 일-한·한-일에 이어 영-중·중-영 사전까지 제공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이재권(26)씨는 "전체적으로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불필요한 작업 시간을 줄이려는 기능들이 눈에 띈다"면서도 "아래아 한글 시리즈의 초기 버전처럼 불안정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최창희 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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