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하는 오후

입력 2001-10-11 15:14:00

曲馬團이걷어간

허전한

자리는

코스모스의

地域

코스모스

알래스카 햇빛처럼

그렇게

슬픈 언저리를

에워서 가는

緯度(위도)

참으로

내가

사랑했던

一生

코스모스

또 영

돌아오지 않는

少女의

指紋(지문)

-박용래 '코스모스'

한창인 길가 코스모스가 가을날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어릴 때 곡마단이나 가설 극장이 전을 폈다가 떠난 빈터에 아이들 키높이의 코스모스가 피어났다. 그 코스모스가 괜히 애처롭고 서러웠던 적도 있다.모든 게 애상적으로 느껴지는 가을, 코스모스를 보면서 '참으로 내가 사랑했던 사람의 일생'을 가만히 떠올려 볼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행복한 사람인지 모른다. 이 시를 쓴 시인처럼.

김용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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