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행히 갈수록 적극적으로 자신의 피해를 알리거나 권리를 찾으려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대구 여성의전화 사무국장 고명숙(31)씨. 7년 동안 대구 여성의전화에서 상담을 해 온 그녀는 가정폭력 및 성폭력 방지를 위한 법제 제·개정과 사회적 관심 고조 등의 영향으로 상담건수가 한 해 5천400여건(2000년 기준)에 이른다고 밝혔다."10년 전만해도 성폭력 상담을 받는다는 홍보 현수막 하나 내걸어도 사회로부터 탐탁치않은 시선을 받을 정도였는데 그동안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이른바 황혼이혼이 사회적 이슈가 된 지난 99년 이후부터는 60대 이상 여성의 이혼이나 가정폭력 상담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
고씨는 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법적, 제도적 도움을 청하지 못할 정도로 자포자기에 빠져 있을 때는 자신도 무기력과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다.
"상담받으러 왔던 여성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원으로 자원봉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그녀는 법 제도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아직 개선할 점(예를 들면 공소시효가 짧다는 점 등)이 많고 경찰 등 관련 기관이 사건처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을 목격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빈민촌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하면서 여성운동에 관심을 갖게됐다는 고씨는 "상담기법도 중요하지만 여성문제에 대한 의식이나 가치관을 확립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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