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도박 부추기는 정부

입력 2001-10-10 00:00:00

우리나라의 도박인구는 정확한 통계가 잡혀있지 않다. 그만큼 생활속에 수많은 인구가 도박과 사행심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도박중독자를 '죽어야만 낫는 병'이라 한다.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도박의 폐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 국민들에게 컴퓨터가 보급되어 생활화된 지금,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사행심과 도박심리가 만연해 있다. 거기에는 재미로 하는 고스톱과 포커게임을 비롯, 돈을 주고 받는 라스베이거스의 슬롯머신이나 포커게임 등에 연결하여 거액의 돈을 탕진한다. 복권도 사행심을 부추기기는 마찬가지다. 예전의 복권당첨금은 누구나 이해할만한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종류도 다양하고, 당첨금액이 최고 수십억원으로 한번쯤 사고픈 욕구를 발동시키게 한다. 얼마전 복권 한 장으로 수십억원의 횡재를 했던 사람을 주제로 설왕설래했었다. 요즘 서민들의 술자리에는 먹고살기 어렵다는 푸념이 오고가면서 복권에 당첨되기 전에는 삶의 희망이 없다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나눈다.

경마장과 경륜장, 카지노 등에서 얻어지는 수익이 엄청나다고 한다. 겉으로는 복지기금이나 지역사회의 발전에 쓰이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고, 나아가 관광한국의 이미지 제고를위한다고 하지만, 외국인보다 대부분 내국인이 이용하고 있다. 어찌보면 정부가 도박을 정책적, 공식적으로 시행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이 도박을 하거나 도박장개설을 할 경우 벌을 받도록 되어 있지만, 정부가 허가한 경마장 등은 합법화시켜 놓았으니 법적용의 형평성 차원에서 보면 아이러니하다.

개인이 망하고 가정이 망하면 사회가 병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도박을 부추기는 정책을 통해 국민을 위한 재원확보를 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국민이 일을 통해서 함께 잘사는 사회를 추구하고자 '생산적인 복지'를 정책으로 내걸었던 것을 벌써 잊은 것 같다.

구미가족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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