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시나리오 수면위로

입력 2001-10-10 00:00:00

김영삼(YS) 전대통령과 김종필(JP)자민련 명예총재의 신당 창당설을 계기로 내년 양대선거를 겨냥한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정치권의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다현재 4, 5가지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YS-JP, 허주-여권 일부세력 연합형식의 두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일단 YS와 JP 신당설은 '반(反) DJ, 비(非) 이회창' 노선하에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2, 3월께 한나라당과 차별되는 '보수대연합 신당'을 출범시킨다는 소문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즉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원내제1당인 한나라당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당, 특히 보수노선을 선명히 하는 '신(新) 보수정당'을 창당, 세규합에 나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제2창당을 내세우며 9일 대구 전당대회를 치른 자민련의 향후 행보가 최대 관심거리다.

김종필 총재는 전당대회를 전후해 "내년 봄쯤 정계의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보수세력 대결집을 위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대구.경북권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김 총재는 김영삼 전 대통령(YS)와의 회동을 잇따라 가졌고 자민련은 전당대회를 통해 근대화를 이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통성을 이어 받은 정당임을 부각시켰다.

자민련은 이를 토대로 신당을 창당해 JP를 중심으로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활로모색에 성공할 경우 당세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은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일단 자민련과 한나라당 민주계의 연대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다 장세동 전 안기부장과 정호용.허화평 전 의원 등 5.6공 인사들이 포섭 대상이 될 것으로 보여지고 영남권 출신인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와 이수성 전 총리, 정몽준 의원, 김혁규 경남지사도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는 준비단계로 조만간 행보가 나타날 것"이라며 "김 총재가 일단 움직이면 폭발력이 대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을 모두 하고 있다"며 "분명히 지금까지와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민련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만만찮다.

이와 함께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과의 절묘한 세력균형이 이뤄져야만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이 가능하다"는 한계론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YS와의 연대도 당장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한 제휴일뿐 장기적 포석은 아닐 것이라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실제로 YS는 박종웅 의원이 대독한 축사에서도 JP와의 구체적 제휴에 대한 언급은 없어 자민련 관계자들을 실망시켰다.

또한 대전과 충남.북의 24석중 의석이 10석에 불과해 소위 텃밭 위기 상황이 벌어져 집안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당내 분열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자민련이 또다시 정치적 이익을 위해 영남권을 확보하려 한다"는 대구.경북권의 불신도 해소해야 한다. 지역의 JP에 대한 의구심 해소도 자민련의 당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영남후보론'을 주창하며 여권 핵심부와 꾸준히 교감해온 민국당 김윤환(아호 허주) 대표의 입장은 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내년 2월까지 이회창 총재를 포위하는 이른바 '반이회창 구도'를 구축한뒤 'DJ이미지'가 탈색된 신당을 출범, 가능한 한 영남권 지지를 받는 후보를 옹립하자는게 이른바 '허주 구상'이다.

무엇보다 'DJ 추종세력'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YS-JP 구상'과 큰 거리가 있다.

한 관계자는 9일 "동교동계 신.구파 중 일부와 한나라당 일부 이탈세력, 개혁파등 제3세력을 망라하는 '반이회창 벨트'를 구축한 뒤 영남권 지지를 받는 후보를 옹립, '동서화합' 명분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게 구상"이라고 설명했다.허주 구상에는 박근혜 씨는 물론 이수성, 정몽준, 노무현, 김중권, 이인제 씨 등도 포함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허주는 조만간 YS, JP를 차례로 방문, 신당 창당과 정계개편에 관한 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어찌됐든 이들 '양김'이 신당을 창당한 뒤 내년 대선을 앞두고 '3김'이 연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YS의 DJ에 대한 반감이 워낙 강해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지는 미지수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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