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역편중 인사가 부패원인

입력 2001-10-09 14:34:0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8일 국회 대표 연설을 통해 국정쇄신과 국론통합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대한민국이 흥망의 기로에 있다고 주장하고 국가기강을 바로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도 했다. 우리는 이러한 이 총재의 시국관에 대체로 공감하며 정부·여당 또한 이 총재의 이러한 충고를 '여권 흠집내기'로 깎아내리기보다 귀담아 듣기 바란다.

사실 이용호 게이트 같은 대형 비리 사건이 잇따라 터지는데도 항간에는 유언비어만 난무할 뿐 국민들은 그 진상을 모른채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 증폭되고 있는 요즘이다. 그런만큼 이 총재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용호 게이트만은 바로 잡고 말겠다"고 나선 것은 우리들의 가슴에 와 닿는 발언이다. 이 총재가 극심한 지역편중 인사, 정실 인사가 부정부패의 원인이라 지적한 현실인식도 온당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인적(人的)쇄신이 국정쇄신의 출발점이라는 그의 주장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국정쇄신 요구는 국민 전체의 요구사항으로 이미 여당 내부에서조차 정풍(整風)운동 등으로 표출됐던 현안문제다. 그럼에도 여권 수뇌부가 이를 수용치 않았던 만큼 야당 총재가 다시한번 국회대표 연설을 통해 촉구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가 국론통합과 국민화합을 위해서는 자유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전제아래 "정부가 대승적 결단을 내려 언론자유억압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한 연설 대목 또한 귀담아 들을만 하다는 생각이다.

이밖에 이 총재가 나누면서 커가는 상생(相生)의 경제를 만들것을 정부에 촉구한 것도 당연한 지적으로 평가된다. 이 총재는 대표 연설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언론자유 수호, 대북 정책의 잘못은 과감히 지적하겠지만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정치적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정부·여당에 흔쾌히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앞으로 그의 약속이 이행되는지 주시코자 한다. 지금은 여와 야가 따로 없이 국정을 쇄신하고 국론을 통일할 때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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