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대구 전당대회 계기 제2창당 선언

입력 2001-10-08 12:16:00

자민련 김종필(JP) 명예총재가 다시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9일 대구에서 열리는 전당대회를 계기로 자민련은 JP가 지금까지 명예총재로 수렴청정하던 당 운영방식에서 탈피, 다시 총재로 전면에 직접 나서고 제 2의 창당을 선언한다. 이를 계기로 자민련은 내년 양대 선거에서 정국 판도 변화의 중심에 설 것임을 다짐한다.

실제로 김 명예총재는 지난 5일 이수성 전 총리와 만찬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은 다소 걸릴 것이나 정계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정계개편 움직임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또 지난달 24일에 이어 7일 밤에도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정계개편 즉, '반 김대중 비 이회창' 노선의 연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YS-JP신당설마저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3김씨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을 배제한 두 사람의 연대는 곧 올 연말이나 내년초 정치권이 보수.진보세력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보수색채 아래 양측간의 정치적 협력과 연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여기에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나 김혁규 경남지사,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 등 제3의 대선주자들이 합류할 경우 파괴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도 "내년 지방선거 전에 영남권과 연대한 신당을 창당, 새 판을 짜야만 당의 활로가 열린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JP가 최근 장세동 전 안기부장, 정호용 전 국방장관 등 5, 6공 출신 인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다 구시대 인물 중심의 정계개편 시도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아 다시 정국을 3김씨 중심으로 운영하려는 시도가 어느 정도 여론의 호응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무엇보다 새출발하려는 자민련의 발목을 잡는 것은 DJP공조의 파기로 원내 의석이 15석으로 줄어들어 교섭단체 자격마저 상실할 정도로 당세가 위축된 것이다.

특히 전당대회가 열리는 대구.경북지역의 자민련 당세는 비중있는 인물들이 거의 다 떠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형편으로 비록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방문 등의 이벤트로 지역의 '박정희 향수'를 자극할 계획이지만 위축된 자민련의 불씨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JP의 전당대회 이후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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