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참새가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어느 쪽에선 더 줄었다 하고, 다른 쪽에선 "환경 개선으로 근래 다시 는 것 같다"고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하기 때문.
전국의 참새 수를 센서스할 수도 없는 형편인데다 과거에 몇 마리나 살았었는지도 알기 불가능, 이런 논쟁은 끝없이 진행되기 일쑤. 심지어 전문기관 연구 결과까지 엇갈린다.임업연구원이 1998년 발표한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는, 참새.제비 등 이른바 '우점(優占) 조류'가 그 6년 전보다 10~40%씩 줄었다고 판단했다. 최근엔 포항공대 생물학연구 정보센터가 더 충격적인 자료를 발표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일반인들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참새는 3~6월 번식기 밀도 조사를 해보면 80~90% 이상 감소했음이 틀림 없다고 한 것.
전남도청이 최근 현지 48곳에서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100㏊당 참새 서식 밀도가 64.1마리에 불과, 10년 전(488.6마리)의 7분의 1로 감소했다고 관련 보고서는 단정했다. 김천 농업기술센터 최영덕씨는 특별히 올해 들어 참새가 많이 줄었다면서, 이는 한창 산란기이던 지난 3, 4월에 이상 고온으로 번식률이 떨어진 탓으로 추정했다.
참새 수 감소를 믿는 쪽에서는 도시지역 확산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독성농약 과다 사용으로 인한 서식 환경 오염 등을 원인으로 지목한다.그러나 일부 지역에 따라선 참새가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도 있다. 한강수계 개발에 따른 조류 이동을 조사한 한 연구보고서는 "참새가 증가했다"고 판단했고, 고령의 농민 박주덕(다산면)씨도 "작년까지 거의 안보이던 참새가 올해 다시 크게 늘었다"고 했다.
어쨌든, 카바이트총.그물.반짝이줄.허수아비까지 동원해 참새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던 옛날 풍경이 사라진 것은 사실. 그러나 환경 상황은 다소 회복되고 있는데도 참새가 여전히감소세를 계속한다면, 또다른 원인 규명이 필요해지는 셈이다. 그때문인지 일부 전문가들은 "지역별 생태 환경에 따라 개체수 변화가 심해 참새 증감을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김천.강석옥기자 sokang@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