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족 피해 농촌도 예외 아니다

입력 2001-10-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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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을 조심하라!

초교생만 되도 걸핏하면 인터넷 채팅방을 찾지만, 선량한 사람들의 의심 없는 마음과 달리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고의적으로 채팅망을 이용하는 범법자가 생각보다 많다. 얼굴이 숨겨지고 익명성이 보장돼 상대가 누구든, 어떤 주제이든 차별없이 접근 가능한 채팅의 특성에 주의하지 않았다가는 큰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채팅으로 시작되는 범죄는 주로 성폭력이지만, 일부는 강도.절도.살인.인신매매로 이어지고, 가정 파탄을 부른 경우도 적잖다. 지난 8월 실명 공개 여부로 논란을 빚었던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169명 중 10%(17명)의 범죄 단초는 인터넷 채팅이었다. 지난 7월에는 채팅 사이트를 통해 범죄 조직을 만든 일당 8명이 붙잡히기도 했다.

◇중소도시.농촌으로 피해 확산 =그동안 인터넷 채팅 범죄는 대도시에 집중되는 흐름을 보여 왔으나, 초고속통신망 보급이 확산되고 PC방이 늘면서 지방 중소도시까지 채팅 피해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지난 3월 안동의 한 10대는 채팅으로 알게 된 20대 청년을 만났다가 남자 3명에 의해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지난달 26일엔 청송의 ㄱ양(15)도 채팅 상대였던 이모(26)씨에 의해 성폭행 당했다.

영천의 이모(29)씨는 채팅으로 만난 30대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뒤 관계를 계속하려 1천회 이상 전화로 협박하고 성폭행했다가 감옥으로 갔다. 영천시내 모 여고1년생(16)은 채팅으로 사귄 남자를 만나러 간다며 가출, 경찰이 10여일만에 PC방에서 찾아내기도 했다.상주의 배모(15)양은 채팅방에서 만난 신모(30)씨에 의해 성폭행 당한 뒤 신씨의 집이 있는 서울까지 끌려가 석달 동안 감금당한 채 수시로 성폭행당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이 부문 범죄를 특별히 관리하진 않지만, 경북경찰청은 채팅 범죄가 역내 중소도시에서도 급증해 올해만도 수십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황폐화되는 가정.인간성 =지난 3월 서울에서는 채팅과 관련해 부인의 불륜을 의심하던 남편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구속된 30대 주부는 경찰에서 "채팅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의심이 심해져 사건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엔 한 20대 여성이 채팅으로 만난 대학생과 히로뽕을 복용하며 여관을 전전하다 살인을 저질러 구속됐었다.

채팅으로 만나 성관계를 맺었다가 협박 당하거나 금품을 갈취당한 경우도 많다. 지난 5월 한 직업군인은 친구와 공모해 채팅으로 여대생 2명을 유인해 납치,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했다가 구속됐다. 그는 10여명을 같은 수법을 통해 성폭행하고 2천여만원의 금품을 뺏았으며, 여성들의 나체 사진을 찍어 협박에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약사는 채팅으로 만난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강제로 성폭행했으며, 한 대학생은 작년에 여고생.여대생 80여명을 채팅으로 유인해 성폭행.갈취한 혐의로 붙잡히기도 했다.채팅에선 대개 여성이 피해자로 결말나기 쉽지만, 역악용한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10대 2명이 동네 후배 여학생을 시켜 채팅으로 남자를 유인케 한 뒤 폭력을 휘두르며 금품을 뺏았다가 검거됐다.

◇경각심만이 예방책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 문제에 부딪혀 좌초됐다. 주민등록번호 생성기를 사용하면 유령 ID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고, 그렇게 해서 범죄로 나아가더라도 처벌할 법규가 없다. 결국 개개인이 위험도를 깊이 알고 조심하는 것만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길임이 드러나는 것이다.

◇여성들 채팅주의 사항=한국 컴퓨터생활 연구소(소장 어기준)는 여성이 알아야할 10가지 인터넷 채팅 요령을 제시했다.

①실명을 밝히지 않는다

②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는다

③집 주소나 학교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다

④음란 대화방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⑤번개(실제로 만나는 것)를 할 때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알린다

⑥번개 장소는 자신이 잘 아는 곳으로 정한다

⑦늦은 시간에 만나지 않는다

(⑧만나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⑨비디오방, 상대의 집, 여관 등에는 따라 가지 않는다

⑩)라이브 요청은 일단 거절한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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