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조직력 기술불안 여전

입력 2001-10-05 12:12:00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언제쯤 만족할만한 플레이를 축구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까.

월드컵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2진인 올림픽대표팀과의 1차 평가전에서 4대2로 승리, 수모는 면했으나 다른 평가전과 마찬가지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이날 거스 히딩크 감독은 또다른 시험으로 경기를 운용하며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전반에는 4-2-3-1, 후반에는 4-4-2 전술을 내세우며 전후반 모두 20명의 선수를 기용했다.

이동국을 원톱으로 내세운 전반은 올림픽대표의 짜임새있는 플레이에 끌려다니는 졸전이었다. 이동국은 3, 4차례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으나 여전히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이을용-이임생-김재영-이기형으로 짜여진 포백은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했고 최태욱-송종국-전우근(이상 공격형)-서덕규-김상식(이상 수비형)라인의 미드필더들도 공수를 조율하는데 실패했다.

올림픽대표의 최영훈은 전반 4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강 슛으로 선제골을 뽑았고 월드컵대표는 전반 44분 전우근의 20m 중거리 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은 월드컵대표가 베스트 멤버로 선수들을 대거 교체, 주도권을 잡았다.

이천수와 최성용 좌우 윙의 빠른 돌파가 살아났고 최용수-최태욱 투톱에게 볼이 투입되면서 골이 쉽게 터졌다. 최태욱은 후반 13분 골에어리어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며 왼발 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뽑았고 9분 후 최용수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달려들어 두번째 골을 잡아냈다.

최태욱은 경기 종료 직전 이천수에게 팀의 4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맹활약했다.

최태욱은 그러나 전반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여러 차례 볼을 빼앗기며 세기 부족을 드러냈고 후반에도 결정적인 골기회를 3, 4차례 놓치는 등 믿음이 가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중앙수비수로 기용된 유상철과 최진철은 비교적 합격점을 받았다.

또 올림픽팀에 차출돼 히딩크 감독의 테스트를 받은 차두리(차범근 전 국가대표감독의 아들)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과시하며 후반 36분 통렬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켜 눈길을 끌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지난 2일 저녁 축구 월드컵대표팀의 합숙훈련장인 수성구민운동장의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을 두고 일부 언론이 대구시와 대구시축구협회를 맹비난했다.

또 지역 축구팬들을 「대표팀의 훈련을 방해하는 수준 낮은 시민들」로 매도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와 지역 축구인들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변덕(?)에 유탄을 맞았다』고 하소연한다.

대구시 관계자는『조명탑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대표팀의 훈련을 어렵게 한 책임을 인정한다』면서『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대표팀의 일정에 맞춰 훈련장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인 2일 오후 훈련은 당초 오후 4시~6시로 예정돼 있었으며 야간훈련도 애매하게「할 수도 있다」고 공문으로 통보, 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4일에도 대표팀은 계획에 없던 오전 훈련을 갑작스럽게 실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밤 늦게 대구시에 훈련을 통보, 준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6일에도 대표팀이 연습경기에 앞서 예정에 없는 훈련을 할 것으로 보고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시축구협회 한 임원은『프로축구단 유치 작업을 하고 있는 대구시가 지역의 축구붐 조성을 위해 대표팀의 합숙훈련을 유치,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도 욕을 먹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대구시는 대표팀이 이용하는 훈련장 등 시설의 사용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4일 50여명의 선수단과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을 초청, 저녁을 대접하는 등 극진히 예우하고 있다.

또 2일 오후 히딩크 감독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20여분간 관중들을 스탠드 밖으로 내쫓은데 대해서도 축구팬들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와 한국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4일 대구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한 축구팬은『형편없는 실력에도 불구, 대표팀을 성원하는 축구팬들에게 히딩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감사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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