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열병합 발전소가 민영화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결국 노조가 파업을 결행, 구미공단이 비상이 걸렸다.
현재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증기를 사용하는 공장은 58개사. 업체들은 구미공단 생산량의 37%, 고용인원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열병합 발전소는 연간 473억원 어치의 증기를 생산해 이들 업체에 공급하고 221억원어치의 전력은 한전에 납품한다.
지난 1992년 6월 첫 상업가동을 시작한 열병합 발전소는 정부에서 1천200억원을 투자했고,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공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국가 중요 기반시설이다.
△왜 파업하나?
정부의 공공부문 민영화 방침에 따라 오는 2003년말까지 구미.안산 등 열병합발전소를 민간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민영화될 경우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반발하고 지금까지 20여차례에 걸쳐 노사협상을 진행해 왔다. 노조는 △고용협약 체결△60개월치 위로금 지급 △명예퇴직금 100% 인상 △기본급 12%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단지공단측은 이 요구는 노조원 1인당 2억원씩에 해당되는 비용이 지출돼 차입경영은 물론 도산할 수 밖에 없다는 등의 이유로 노조측과 맞서고 있는 상태.
또 공단측은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60개월분 위로금을 지급하고 기본급을 12% 인상하면 실질임금 인상률이 25.1%로 민주노총 인상안의 두배나 되며 현재의 월평균 급여도 330만원으로 대기업 최상위 수준』이라며 맞서고 있다.
△피해는 잇따르고
동국무역의 경우 조업이 시작된 4일부터 기숙사 생활근로자 700여명이 난방이 되지 않아 감기 우려와 함께 증기를 사용해 밥을 짓고 있는 구내 식당은 임시조치로 가스기구를 긴급 설치하는 등 비상대책에 나서고 있다.
이공장 김영수 생산지원 팀장은『직물제직 생산의 첫 공정인 싸이징을 전혀 가동하지 못해 하루 5만야드의 생산차질이 예상되고 있다"며 "추석전 3일분의 예비 물량을 미리 갖춰 당장은 피해가 없으나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가동 중단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직물 생산업체인 제원화섬 정우영 사장은『현재 연사기(직기 300대분)를 가동하지 못하고 완전히 생산공정이 멈춰선 상태』라며『예비물량 2일치가 소진되고 나면 수출은 물론 앞으로 회사가 존폐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새한은 시간당 75t 용량규모의 자체 발전기를 가동해 제품 생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오원영 동력과장은『발전소로부터 증기를 공급 받을 경우 하루 사용료가 3천만원에 불과하나 자체 발전기를 가동할 경우 5천만원이 들어 2천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고 했다.
△언제 타결될까?
구미경찰서가 발전소 노조간부 8명에 대해 검거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로선 노조의 주장이 완강해 노조원들이 복귀가 사실상 불투명하다.
산업단지공단측은 3일 노사협상이 단시간내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대체인력팀을 구성, 발전기 점화에 나섰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실패했다.
이 때문에 추석연휴를 마친 대부분 기업체들이 4일 정상조업에 나섰으나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또 대체인력팀에서 설령 발전기 점화에 성공하더라도 단기적인 처방에 그칠뿐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미시를 비롯한 상공인 단체, 구미시, 사회단체 등이 발전소 정상 가동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종국 jkpark@imaeil.com 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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