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입력 2001-10-04 00:00:00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2일 단기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고 테러사태의 여파로 경기하강이 가속화할 경우 추가금리인하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미국 단기금리는 지난 62년 7월이후 39년만에 최저수준인 2.5%로 떨어졌다.

3일 금융계는 FRB의 이같은 조치에 따라 한국은행이 연내에 콜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한국은행은 이미 지난달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사상최대폭인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추가 금리인하 여부를 논의한다.

한은 관계자는 4일 "오늘 금통위가 열리지만 정부질의에 대한 답변 등 일상적인 업무에 국한될 뿐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말해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경우11일 금통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한은은 지난달 콜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않다고 설명한데다 미 테러사태에 따른 경기둔화추세가 가속화,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연내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한은 금통위는 올들어 4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5.25%에서 4%로 내렸다.

◆수요면에서 물가상승압력 크지 않아

전철환 한은 총재는 지난달 콜금리 인하배경을 설명하면서 미국 테러사건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가능성 등 물가불안요인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당분간 수요압력에 의한 상승요인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이후 점차 상승세가 둔화돼 8월중에는 작년동기대비 상승률이 5%대에서 4%대로 하락했다.향후 소비자물가는 수요면에서의 상승압력이 없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및 공업제품 등의 가격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므로 최근 미국 테러사건의 향후 파장에 따른 국제유가 움직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국내 경기둔화 가속화·장기화 가능성

FRB가 단기금리를 39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뜨렸음에도 추가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FRB의 향후 경기전망이 부정적임을 보여준다.FRB는 "테러의 여파로 가뜩이나 취약했던 경제의 불확실성이 현저하게 높아졌다"며 "기업과 가계의 소비가 더 위축됐고 예측가능한 장래에 경제가 더 악화될 공산이 여전히 높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밝혔다.이처럼 세계경제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되면서 국내 경기둔화도 가속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우리경제 2/4분기 성장률이 2.7%로 낮아진데 이어 3/4분기 들어서도 성장둔화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테러사건이라는 악재가 겹쳐 2%대 저성장 불가피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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