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원이 본 추석민심

입력 2001-10-03 14:12:00

대구·경북에서 추석 연휴를 보낸 한나라당 지역 의원들은 한결같이 이용호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와 민생경제 파탄으로 인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위험수위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정치권이 과도한 정쟁에 대해 야당도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으며 정부 여당에 대한 거부감도 대단했다고 했다.

안택수 의원은 "계속되는 경제난에다 미국 테러사건으로 인해 민심이 매우 불안했다"며 "특히 권력형 비리사건까지 잇따라 터지자 정치 이야기를 아예 피하려 했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윤영탁 의원은 "경제가 큰일 났다. 도대체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걱정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또 "오는 9일로 예정된 자민련 대구전당대회와 11월 초 김중권 민주당 전 대표의 개인 후원회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지역내 파장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상배 의원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위험수준으로 국가 지도층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농민들은 쌀값 하락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권오을 의원은 "심지어 나에게도 부정으로 정치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책을 했다"며 "국가가 전반적으로 썩었다는 등 국정에 대한 불신이 폭발 직전이었다"고 전했다. 이해봉 의원은 "경제가 회복되길 기다리던 민심이 이제는 탈진한 상태"라며 "총체적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권 교체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임인배 의원은 "여권 인사들이 정관계 요직을 독식하는 바람에 이용호 게이트 같은 권력형 비리사건이 터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며 "과거 영남지역이 수십년동안 정권을 창출했지만 현 정권과 같은 총체적 비리는 없었다는 비난도 많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상득 의원은 "각종 권력형 비리로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컸지만 야당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위기였다"며 "정치권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 박상희 의원도 "지나친 정쟁에 대한 불만이 컸고 정치인은 아예 곁에 오지도 말라는 식의 분위기가 많았다"면서 "서민들은 게이트니 의혹보다는 경제에 대한 염려를 많이 했다"고 여야 정치권 전반에 대한 혐오증을 우려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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