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인의 주옥같은 시에 지역 작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이를 판화로 찍은 이색 전시회 '시와 판화의 아름다운 만남전'이 열린다. 개설 50주년을 맞은 경북대 국어국문학과와 개관 25주년을 맞은 대구 맥향화랑이 팔순을 맞은 김춘수 시인의 예술세계를 기려서 마련한 '시, 판화전'은 10월 5일부터 20일까지 대구 맥향화랑에서, 10월18일부터 24일까지는 서울 예술의 전당.한가람미술관에서 연이어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김춘수 시인의 팔순을 기념해 맥향화랑과 시인이 한동안 재직했던 경북대 국문과가 함께 마련하고 이에 뜻을 같이하는 화가들이 동참해 이루어진 것. '인식의 시인'으로 불리는 원로 김춘수 시인과 백미혜.이명미.최용대 등 개성있는 중견 화가 3명이 시화 판화를 통해 은밀하게 하나로 어우러진다. '꽃을 위한 서시', '눈짓', '겨울밤의 꿈','나목과 시 서정' 등의 시들이 시인의 팔순을 의미하는 80질의 판화모음집으로도 재탄생될 예정.문단에서는 시와 회화적 이미지가 서로 아우르며 상호침투하고 투사돼 또다른 차원의 이미지로 상승작용을 할 이번 전시회를 두고 "삭막한 시대에 격조높은 예술의 향기를 새롭게 실어나르려는 마음들이 함께 어우러져 빚어낼 실내악 연주와 같은 아름다운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수시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존재탐구~관념을 배제한 무의미시~의미시' 추구의 궤적을 그어온 김 시인은 무상의 관념을 풍경적 묘사에 기대어 구체화하는 개성적인 시세계를 펼쳐냈다.1964년부터 1978년까지 경북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그 이후 1981년까지 영남대 문과대학장으로 있었다. 1986년부터 2년간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했으며 시집 '구름과 장미'.'늪'.'꽃의 소묘'와 '김춘수 시전집' 등을 남겼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전시회 개관일인 다음달 5일 대구에 내려올 김 시인은 "제자들을 비롯한 지역문단과 맥향화랑 그리고 정성들인 작품을 내준 화가들에 감사하다"며 "시.판화전이란 새로운 시도에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제자인 권기호 교수(경북대 인문대학장.시인)는 "언어를 보석처럼 닦아 감성을 빛낸 시인들도 많지만, 김춘수 선생의 시처럼 '주옥같은 작품'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경우도 드물 것"이라며 "좋은 작품치고 그림과 어울리지 않는 시가 어디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맥향화랑의 김태수 대표는 "시의 세계와 미술이 서로 깊이있게 조응해 새로운 예술장르를 낳게하는 아름다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은 작업들의 국내 출판물 제작의 질을 한단계 높이는 바람직한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053)421-2005.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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