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주도에 웬 '평화관'인가

입력 2001-09-26 14:20:00

정부와 제주도가 제주도 서귀포시에 짓기로 한 '정상의 집-남북교류센터'는 여러 가지 점에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본다. 정부는 제주도가 관광개발 차원에서 건설계획을 밝혀옴에 따라 건립키로 됐다고 그 배경을 밝히고 "제주를 방문한 9명의 세계정상들의 자취와 유품 등의 전시를 통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기여함과 동시에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들어설 전시관, 평화연구센터, 평화관 등이 어떻게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는 지 얼른 이해가 안 간다. 오히려 평화관에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업적과 인물사 등이 들어가는 모양인데 이렇게 되면 김대중 대통령 노벨상 수상 기념관이 아니냐 하는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개인기념관이 아니라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사이에 개인기념관으로 인식되어진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정부 예산으로 개인 기념관을 짓는 것으로 되고 또 당대에 기념관을 짓는 등 모양새가 우스워지기 때문이다.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개인적 영광은 물론 국가적 영광이며 자랑스러운 것이기는 하나 여러 가지 국내외 환경으로 인해 전 국민의 축복을 받는 수상은 아니었음을 정부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당대에 기념관 형식의 건물은 짓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정체가 불분명한 평화연구센터가 입주할 예정이라니 더욱 이상하다. 게다가 남북교류센터는 왜 또 들어가는 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건물이 과연 관광자원으로 효과를 볼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 동안 김 대통령을 둘러싸고 하의도 생가복원 물의, 전남 장성군 새마을운동 남부연수원의 민족지도자 교재문제, 무안공항 이름을 김대중 공항으로 개명(改名)하려는 움직임 등 여러 가지 물의가 빚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단을 지시하는 등의 만류와 그 외 여러 가지 이유로 없었던 일로 되었다. 이번의 일도 앞서의 일처럼 과잉충성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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