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기금 금리 시중보다 높다

입력 2001-09-26 14:38:00

시중금리의 하락 추세와 달리 실업자 생활안정을 위한 각종 대출금의 이자는 여전히 높아 이용창구가 썰렁할 정도다.

따라서 관련 대출자금의 이자를 시중 금리와 연동시켜 책정하는 등 탄력적 운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실업자 자금을 관리하는 근로복지공단의 대부사업은 창업점포지원, 창업자금대부, 가계안정자금 대부 등 3가지로 이들의 금리는 7.5%에서 8.5%에 이르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권의 담보대출이 최저 연 6%대로 떨어졌고 행정기관이 알선하는 저소득가정 복지자금 대출이 연 5%대까지 떨어져 있는데 비해 크게 높은 것이다.이 때문에 이들 실업자를 위한 각종 대부자금은 '그림의 떡'이 돼 갈수록 외면을 받고 있다.

1명당 500만원을 빌려주는 가계안정자금(연리 8.5%)의 경우,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대구·경북지역의 대출은 167건 8억2천700만원에 그쳐(월평균 20건) 지난 한해의 503건(25억3천500여만원), 99년의 1천117건(55억5천840만원)과 비교할 때 이용률이 최고 5분의1까지 떨어졌다.

올 2월부터 시작한 창업자금대부사업(대출금 1천500만원)은 높은 이자율(7.5%)로 인해 대구·경북지역에서 신청자가 단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근로복지공단이 전세점포를 확보해 실업자에게 대여하는 창업점포지원사업은 실직 여성의 경우 5건, 장기실업자는 5건, 관광사업종사자는 1건밖에 없다는 것이다. 창업점포지원사업을 통해 자금을 대출받은 김모(38)씨는 "일부 정책자금은 5%대까지 떨어졌는데 정부 산하기관이 실업자들을 상대로 시중 금리보다 더 높은 이자놀이를 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저소득 모·부자가정에게 지원하는 복지기금은 이 달부터 금리를 연 7%에서 5.75%로 인하하는 등 대다수 복지기금이 금리인하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이자율이 너무 높아 기존 대출자들에게는 부담이 될뿐만 아니라 신규대출도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대부사업기금 운용계획상 당장 이자율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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