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당 중진의 '權力 私有化' 충고

입력 2001-09-24 14:49:00

동교동계를 비롯한 여권 핵심 세력의 '권력 사유화' 현상을 비판한 여당 중진의원의 발언은 우리 정치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한 것으로 평가될만 하다. 민주당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이 22일 대구에서 열린 월례 포럼 연설에서 "현재의 국가적 위기는 개혁의 위기이며 정권의 위기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잇달아 여야를 막론하고 권력의 사인화(私人化)내지 사당화(私黨化)경향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동교동계와 핵심세력의 권력 사유화 현상을 우려했다.

우리는 현실정치를 바라보는 김 최고위원의 이러한 시각이 상당부분 타당하다고 믿으며 우리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무엇보다 집권 여당의 인적쇄신과 철저한 자기 반성 및 내부 자정(自淨)이 있어야한다는 김 위원의 주장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현정권 집권이래 줄곧 제기돼온 정치현안은 동교동계 중심의 인치(人治)의 정치를 탈피하고 법과 제도에 따르는 법치(法治)정치를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집권초기 DJ의 가신격인 동교동계 내부에서조차 "공직에 취임을 않고 외곽에서 대통령을 보필하겠다"고 선언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선언은 말뿐으로 그 이래 동교동계와 DJ측근 핵심 세력을 중심으로 한 '인치' 정치는 갈수록 그 도를 더해왔던게 저간의 사정이다. DJ는 여당내 소장 의원들의 당정쇄신을 요구한 정풍(整風)운동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8월중순께 당정을 쇄신하겠다"고 했던 국민과의 약속도 파기했다. 안동선 법무장관 인사파동 이래 최근에는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결의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을 장관급 자리인 대통령 특보로 발탁했나 하면 동교동계 비서실장을 당 대표로 기용하는 무리수마저 서슴잖고 있으니 급기야 김 최고위원이 '권력 사유화'에 제동을 걸고 나선것도 무리가 아니란 생각을 갖게된다. 민주 정치란 법과 제도를 준수해야 하는 규범의 정치임을 여기서 재삼 부연한다. 지금이야말로 여당이 자성해서 당정을 쇄신할 마지막 기회임을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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