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악천후 미공격 최대 난제

입력 2001-09-24 00:00:00

폭설 등 혹한과 폭우가 혼재한 아프가니스탄 특유의 악천후는 오사마 빈 라덴과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거점을 공격할 미국에 최대 장애가 되고 있다.

아프간 중·북부지역의 겨울은 통상 11월말부터지만 올해는 10월말께 시작될 것으로 보여 미국의 원활한 작전수행을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의 험준한 산악지형과 혹독한 겨울로 인해 19세기 영국의 침공이 실패로 돌아갔고 1979년이후 10년동안 점령했던 구 소련도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다. 집권 탈레반과 대항하고 있는 북부동맹의 노련한 병참장교 사이드 무스타바는 "우리는 절대로 겨울에는 공격을 하지 않는다. 산악지대에서는 겨우 도보이동만 가능할 뿐 차량은 무용지물"이라며 "눈이 1m만 쌓이면 사람들은 나귀나 말을 이용해 각종 물자를 실어나를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길조차 매우 비좁아 간신히 비껴갈수 있을 만큼 열악하다는 것이다.

해발 7천400m나 되는 힌두쿠시산맥과 파미르산맥도 최악의 경우 영하 40℃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몇몇 도시와 남부지방은 혹독한 추위가 덜하지만 이 또한 구 소련병사들도 결국 포기했을 만큼 지형이 사나운 산악지대여서 미국의 작전수행이 결코 만만치않을 전망이다.

빈 라덴에 의해 운영되는 집권 탈레반 훈련캠프가 있는 남부지역은 겨울철의 경우 북부와 달리 눈보다는 오히려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고 무스타바는 덧붙였다. 그러나 엄청난 폭우는 하늘을 뒤덮어 전방 시계를 불투명하게 해 빈 라덴의 은신처 등 목표지점에 특전요원을 내려놓을 헬기착륙을 매우 어렵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스타바는 또 "탈레반 병력 대부분이 포진한 남부는 눈이 내리지않고 비만 오지만 미국은 헬기투입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구름만 끼면 헬기는 어느 곳에도 갈 수 없으며 미사일과 각종 폭탄도 악천후에서는 효과가 없어 목표물을 제대로 적중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류승완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