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와 '엔젤 아이즈'의 감성

입력 2001-09-22 12:14:00

한국과 미국에서 감성영화로 명성을 쌓은 감독들이 각 각 메가폰을 잡고, 이 가을 관객들의 촉촉한 눈물을 기다린다.

'8월의 크리스마스'이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허진호 감독은 28일 개봉할 두번째 작품, '봄날은 간다'에서 또 다시 한국 멜로 영화의 진수를 내보인다.

'봄날은 간다'는 한마디로 '사랑'에 관한 영화다. 봄날 따스한 햇살처럼 다가온 사랑이 서서히 떠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상우(유지태)라는 한 사운드 엔지니어가 연상의 지방방송국 PD 은수(이영애)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열렬히 사랑하다 헤어지는 맑고 순수한 젊은이들의 연애담이다. 영화는 '사랑이 어찌해 변하던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 질문은 어쩌면 생소하고, 또 당혹스러울 수 있다. 사랑을 시작할 땐 그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을 거라 믿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던가?

허감독의 데뷔작 '8월의 크리스마스'가 '죽음을 앞에 둔 사진사의 너무 늦게 찾아 온 사랑'을 다가서기 힘들고 수줍은 사랑으로 표현했다면 '봄날은 간다'는 열정적으로 빠져든 사랑이 어느 순간 변해 어쩔 줄 몰라 공황상태에 빠진 남자의 심리가 포인트다. 영화 '선물'에서 죽음을 초월해서 개그맨 남편을 사랑한 순애보로 우리를 울렸던 이영애와 '동감'의 유지태가 수많은 연인들의 가슴을 애태울 주인공으로 나온다.

'사랑과 영혼','시티 오브 엔젤'의 제작자 미국의 마크 캔튼과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병속에 담긴 편지'의 루이스 만도키 감독이 만든 또 하나의 가슴아픈 러브 스토리 '엔젤 아이즈'도 10월 초 개봉예정이다.

캔튼은 '사랑과 영혼' 등 어떤 초현실적인 힘과 사랑을 그린 예전 작품과 달리, 작은 천사의 마음으로 서로의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렸다. 거칠고 타협을 모르는 시카고의 유능한 여경찰 새론 포그(제니퍼 로페즈)는 우범지대에서 동료들과 함께 어떤 범죄집단으로부터 무수한 총탄세례를 받는다.

범인을 뒤쫓던 그녀는 막다른 골목에 숨어있던 범인에게 역습을 당한다. 범인의 총구는 그녀의 머리를 향하고 그 순간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를 한 남자가 그녀의 목숨을 구한다.

생명의 은인인 그 남자의 이름은 캐치(짐 카비젤). 가재도구 하나 없는 텅 빈 아파트에 사는 그는 가끔 지체 장애인의 집에 들러 장을 봐주고,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작은 친절을 베푸는 일로 하루를 소일하며 보내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다.

지독한 고독 속에 자신을 팽개친 채 살아가던 새론과 알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은둔자처럼 살던 캐치는 어느순간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캐치의 정신적 상처와 고독을 보듬어주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도 잠시, 이내 새론은 자신의 과거에 캐치가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큰 충격속에 빠진다.

시나리오 작가 디페고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LA경시청 경찰관들의 일상 생활과 업무에 관한 자료를 꼼꼼히 챙겼고 여경역의 제니퍼 로페즈는 19년 경력의 경관으로부터 경찰의 분위기, 말투, 총다루는 법 등 일일이 배우며 촬영에 임하는 열성을 보였다.

신토불이 사랑과 미국식 사랑의 한판 대결. 그 흥행 성적표는?.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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