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있었던 일이다. 출근 시간이었는데, 승용차로 1차로를 달리는 중이었다. 그 도로는 편도 2차로이지만 평소 출퇴근 시간에는 무척이나 붐비는 거리다. 목적지를 10여㎞ 앞두고 승용차가 그만 거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허허참, 이걸 어쩌면 좋지? 이런 일은 처음인데". 갑자기 시동이 꺼지면서 계기판이 온통 붉은 색깔로 변해 무척 당황했다. 브레이크를 밟아 승용차는 겨우 멈추었고, 비상등을 켠 채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뒤에서 빵빵거리며 들려오는 자동차의 경적은 나를 더욱 당황스럽게 했다. 수많은 자동차들이 곁눈질하며 지나간 후 겨우 신호등이 바뀌었다. 하지만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런데, 때마침 지나가던 시내 버스 기사가 딱한 사정을 목격하고는 비상등을 켜놓고 내렸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격이었다. 두 개의 차로를 모두 막고 말았으니 잠시 동안이었지만, 출근길은 임시주차장을 방불케 했다.나는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조작했고, 기사는 갓길까지 밀어주셨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수가'. 수 백대의 차들이 지나갔지만, 경유 시간을 다투는 시내 버스 기사들이 도와주다니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그 순간은 경황이 없었던 터라 그냥 감사하다는 말로만 보내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견인차를 불러서야 겨우 정비 공장에까지 옮겨갈 수가 있었다.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들이 늘 함께 하기를 속으로 기원했다.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다.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듣노라면 온통 세상은 진흙탕인 것 같은데, 그래도 고맙고 희생적인 많은 분들이 숨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마치보석이 땅 속에 묻혀 있듯이.
배부성 아동문학가.대구지산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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