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총장 사퇴.특검도입이 최선책

입력 2001-09-20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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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게이트'의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는 국면을 보고서 우리의 정.관계가 도대체 어떤 구조이길래 '졸부 한사람'에 의해 이렇게 휘둘릴 수 있는지 참으로 한심하다.

지금 사건의 추이는 '이용호게이트'가 과거의 '동방금고불법대출' 수사까지 잘못됐음이 밝혀지면서 지나간 모든 대형사건들이 과연 제대로 됐는지 원천적인 의구심을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의 출발은 600억원대의 횡령.주가조작을 한 이용호씨를 서울지검이 긴급체포해놓고 하루만에 전격석방한데서 출발한다.

이게 검찰간부들의 의혹으로 번져 재수사와 동시에 당시 수사 지휘라인에 대한 검찰의 내부감찰이 진행되는 와중에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이 이씨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신 총장이 직접 실토하면서 검찰의 신뢰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전락해 버렸다. 게다가 이번 사건의 연루의혹은 전임 국세청장, 금감원간부, 국정원간부에다 '정계실세들' 등등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모든 기관이나 실력자들이 대부분 들먹거려지고 있는 판국이다. 특히 국정원간부는 이용호게이트에도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데다 동방금고부정대출사건에선 사건무마비조로 5천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검찰이 조사조차 않고 그냥 덮어버린 혐의까지 겹쳐 있다.

도대체 우리나라에 과연 진정한 법이 있고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 있으며 고위공직자들은 조금이라도 '국가'를 생각하는지 참으로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번 사건은'범법'으로 뒤범벅이 된 듯하다. 이래가지고는 현 정권의 국정수행마저 제대로 될지 의심스럽다.

따라서 야당에서도 주장하고 있지만 실타래처럼 꼬인 이 사건은 특검제를 도입해 밝히는 게 최선책임을 강력하게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총장의 동생까지 로비자금을 받은 마당에다 숱한 간부들이 연루의혹으로 조사받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한다는 건 공정성에서 이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 설사 철저한 수사를 했다해도 그 결과에 국민들이 얼마나 신뢰할지도 의문이다. 묘책이 없는 상황이면 특검에 맡겨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오히려 검찰이 사는 길이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신승남 총장이 자리를 지킨다는 건 도덕적으로도 문제지만 당장 검찰지휘권에 손상이 오고 이게 결국 또다시 검찰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기에신 총장은 스스로 용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게 그를 임명한 현 정권의 부담을 그만큼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동생의 비위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은 점은 높이 살만하나잘못하면 '제2의 김태정 사태'가 온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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