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러전쟁-미 아프간 공격시점 언제일까

입력 2001-09-18 15:17:00

사상 최악의 테러로 절치부심하고 있는 미국이 이번 테러 주범으로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한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이 언제 감행될지가 가장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빈 라덴을 보호중인 아프간 탈레반 정권에 대해 빈 라덴의 신병을 20일까지 넘겨주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에 돌입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이미 전달했다.

이에 따라 20일 이후인 이번 주말 미 군사행동의 첫번째 단계인 폭격기나 미사일을 동원한 공습이 단행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지만 1, 2개월 후가 될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조기 공격론= 미국이 국민들의 분노여론을 달래주기 위해 어떠한 형태든지 공격을 늦추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조기 공격론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상당수 국제전문가들은 미국이 전쟁에 대한 수읽기를 완료한데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시상황에 접어들었음을 선포했다는 점에서 조기 공격이 수일내 단행될 것이라 보고 있다.

또 파키스탄 인근의 아라비아해에 항공모함과 함정이 집결해 있고 미 공군에 15분 대기 명령이 하달되는 등 공격 준비가 완료된 상황에서 굳이 지체할 이유가 없다는게 이들의 분석이다.

아프간 집권 탈레반과 빈 라덴의 신병인도 협상에 들어간 파키스탄의 한 군소식통이 협상실패시 빠르면 이번 주말 공습이 단행될 것이라는 입장이 탈레반측에 통보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미국이 조기 공습을 단행할 경우 전쟁개시 시점은 22일(토요일) 새벽이나 다음주 초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아랍권의 집단 반발을 사지 않기 위해 이슬람 기도일인 21일(금요일)은 피할 것이 확실시되며 22일부터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새벽이나 야간에 공습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국이 공격단행을 위해 후방지원기지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일단 파키스탄 등 아프가니스탄 인접국에 지상군 투입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 가능한 다음 주에야 공습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장기전 전망=미국이 빈 라덴이 첫번째 용의자(prime suspect)로 지목하기는 했으나 아직 전쟁상대인 주적(主敵)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쟁 개시 시점이 1, 2개월 후로 늦춰질 것이란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즉 FBI 등 미 수사당국이 빈 라덴이 이번 테러와 연루된 객관적인 정황이나 물적증거를 확보한 이후 공격을 단행하는 것이 미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지지를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보는 분석때문이다.

장기론을 전망하는 군사전문가들은 딕 체니 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및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이 방송국에 일제히 출연, 국민에게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주지시킨 점도 공격 시점 지연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일부 유럽 국가들이 신중론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전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난 1991년 걸프전 준비상황으로 미루어볼 때 지상군 투입에 의한 실제 전쟁 발발까지 적어도 1, 2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17일 '미 국방부는 이미 디젤 및 항공 연료 운반용 유조선 3척을 한국과 그리스, 쿠웨이트 등지에서 빌렸다'며 '이들 유조선이 목표 항구에 도착하는 29, 30일께 작전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이날 '새로운 전쟁 시점 정해졌다'란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미국의 보복 공격이 향후 며칠 안에 시작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명예로운 독수리(noble eagle)'로 명명된 이번 테러 응징 작전은 십중팔구 9월 30일이나 10월 초에 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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