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과 미술-조용진
◇에피소드 1=조각상들은 왜 대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을까.
심장이 왼쪽에 있기 때문이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심장에 압박을 덜 받게 하기 위해 왼쪽 어깨가 약간 들려 올라간다. 해부학적 특징 때문에 자연스런 자세를 표현하는 조각상은왼쪽으로, 고통을 표현하는 조각상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기 마련.
◇에피소드 2=미켈란젤로가 불후의 걸작 다비드상을 처음 공개했을 때의 일화다. 피렌체 시민들은 다 좋은데 코가 조금 크고 높은 것이 흠이라고 지적했다. 미켈란젤로가 사다리를놓고 올라가 코를 고치는 척했더니 모두가 '이제 적당하게 됐다'고 칭찬했다나. 작가들이 초상화나 인물화를 그리면서 실물보다 코를 약간 크게 그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코는 높고 뽀족하다'라는 일반의 고정관념에 충실히 따른 탓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코…'라는얘기가 나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다.
◇에피소드 3=한국 여성의 유방형은 어떤 형태일까.
체질인류학자들은 유방 형태를 납작한 접시형, 둥그런 반구형, 뽀족한 원뿔형, 늘어진 원뿔형 등 4가지로 분류한다. 한국 여성은 둥그런 반구형 유방을, 서양 여성은 대개 원뿔형 유방을 갖고 있는게 보통이다. 어머니 품에 안긴 아기의 시선으로 보면 모든 유방이 둥글게 보이는 것 처럼 둥근 유방은 모성을 상징하고, 가슴이 외부로 돌출되는 뽀족한 유방은 섹스어필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요즘 국내 작가들의 누드화에도 밀로의 비너스 마냥 원뿔형 유방이 등장하는 것도 현대인들의 성적 기호에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조용진(서울교육대 미술과 교수)씨의 '우리 몸과 미술(사계절 펴냄)'은 인체해부학을 근거로 미(美)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부한 책이다. 가톨릭의대에서 7년동안 인체해부학을 연구한 저자는그 성과를 바탕으로 얼굴 유방 등 신체 각 부분과 미술의 연관관계를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저자는 "과학적 접근을 통해 미술을 발전시켜온 서양과는 달리, 과학성이 매우 부족한 우리 미술에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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