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의 향연
덥수룩한 맑스가 '모던'한 의상을 걸친 채, 한 손은 바지춤에 찔러 넣고 다른 한 손으로는 활활 타는 촛불을 든다.자본주의의 심장부 미국, 그것도 뉴욕에서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지식인으로서 정력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버먼이 지난 세기에 부관참시된 노회한 혁명가에 대해 21세기 우리에게 전해주는향기로운 연기, 그 정체는 무엇일까.
저자는 '굳어진 것은 모두 사라진다'는 칼 맑스의 '공산주의당 선언'에 나오는 짧지만 강렬한 문구에서 문제의식을 찾아 역사를 바라보는 획일화된 진화주의 시각을 거부하고 현대의 삶을 모험과 공포, 모호성과 아이러니가 뒤섞인 복합적인 과정으로 파악한다. 근대가 만든 모든 것도 결국 언젠가는 근대를 만들었던 사람들과 똑같은 의지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전복되리라는 것이다.
이 책은 고답적인 이론 논의로 가득찬 딱딱한 논문집이 아니다. 버먼은 이 책에서 자신이 30여년 동안 정성들여 써온 서평을 모아 놓았다. 맑스주의와 휴머니즘, 모더니즘과포스트 모더니즘, 프랑스 혁명에서 세계화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시.공간을 넘나들며 마음껏 주조하는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20세기 서구 지성사의 한 축을 포괄하는 지형도를 작성할 수 있게 하고 '모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 볼 수 있도록 한다. 도서출판 이후 펴냄. 문명식 옮김. 370쪽. 1만3천원.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아름다운 날들(에버렛 루에스 지음, 강주헌 옮김, 중앙M&B 펴냄)=열여섯살 때부터 스무살에 사라지기 전까지 5년동안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 다니며 그림과 판화를 남긴, 방랑자 에버렛의 이야기. 9천500원.
▶미친 곳에서 쓴 일기(노베르트 폴러첸 지음, 김주일 옮김, 월간조선사 펴냄)=독일 의사인 저자가 2년간의 북한 체험을 담은 수기집. 8천원.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이 시대 최고의 지식인중 하나인 저자의 독특한 '지의 세계' 구축 노하우를 담고 있다.'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말라',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등 14가지 독서법.
▶파란 파일속 이야기(양인명 지음, 물푸레 펴냄)=내과의사였던 저자가 신장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며 친구와 동료, 그리고 선후배에게 이메일을 통해 보낸 유머스럽고 감동적인이야기와 자신의 짧은 소견을 붙인 글 모음. 8천500원.
▶아미쉬(린다 에겐스 지음, 조연숙 옮김, 디지리 펴냄)=미국 땅에서 전기도 전화도 없이 살아가는 아미쉬인들의 이야기.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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