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쓰레기매립장 건설 무산성주.고령주민 '내셔널트러스트' 성공

입력 2001-09-18 12:28:00

성주군 수륜면 작은리 마을 사람들과 인근 고령군민들이 성주 쓰레기 종합처리장 부지로 예정된 성주군 작은리 산216의1 일대 21만여㎡를 땅 주인 서모(53·대구 대명동)씨로부터 3억9천여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부지 예정지를 사 버림으로써 개발을 막는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운동'이 일어난 것.

주민들은 지난 15일 주민 이모씨 등 4명 명의로 등기까지 마쳤으며, 매입가는 공시지가(2억원)의 2배에 가까운 것이다. 이곳에는 성주군 매립장 입지 선정위원회가 지난 7월21일 쓰레기장을 만들기로 내정했었고, 그 때문에 성주.고령 사이에 지역 충돌이 빚어져 왔다.

성주군청은 이곳에 65억원을 들여 시간당 650kg을 소각할 수 있는 소각로와 재활용 선별장 등을 갖춘 폐기물 종합처리장을 건설, 앞으로 40여년 동안 사용키로 했었다.

현지 주민들은 "이 청정지역에 오염시설을 만들도록 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집집마다 돈을 내 부지를 매입하고 공동 등기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성주군청의 매립장 건설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꼴'이 된 셈인 성주군청 관계자는 "공익사업에 쓰려고 사전 협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땅 주인이 부지를 팔아넘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군청의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방해한 것"이라고 했다.

또 "7년을 끌어 온 성주 매립장 문제 해결을 위해 입지선정위가 전문 업체의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후보지로 결정했던 만큼 토지수용령 발동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은 106년 전 영국에서 시작돼 국내에서는 작년 1월에 운동본부가 구성됐고, 광주 무등산 사기 운동, 태백 변전소 부지 사기 운동, 대전 학술원 지키기 운동 등이 전개돼 왔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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