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 반사이익

입력 2001-09-18 00:00:00

미국 테러 대참사와 테러집단에 대한 미국의 대대적인 보복전 선언 등의 여파로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미 군수산업체들과 일부 국가들은 이 기회에 반사이익을 챙기거나 기대하고 있다.

▲호기 맞은 군수산업=블룸버그통신은 16일 테러 대참사 여파에 따른 미국 주식시장 분석에서 항공주의 경우 최대 50% 폭락을 예상했지만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 레이시언 등 군수산업체 주식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분석했다.

냉전종식 이후 무기구입 예산의 감소로 위축된 미 군수산업계는 이번 기회를 활용, 의회와 정부를 상대로 무기구입 예산의 증액을 위해 이미 적극적인 로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테러 참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MD(미사일방어)체제 추진에 대한 반대여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는 등 이익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미 국방비 중 군수산업계의 몫인 무기구입 예산은 냉전종식 후 이전의 70% 수준으로 감소해 지난 99년 440억 달러까지 내려갔다가 2000년 530억 달러, 2001년 600억 달러로 회복세를 보여왔다.

▲파키스탄, 미국에 부채탕감 요구=파키스탄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협력하는 대가로 대외 부채탕감, 국가안보 수호, 카슈미르 문제 해결 등을 미국에 요구했고, 미국은 이 가운데 국제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지원의 지속과 확대를 파키스탄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요구사항들은 곧 열릴 양국 관리 회담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국민총생산(640억달러)의 절반을 훨씬 넘는 대외 부채(370억달러)와 매년 50억 달러를 웃도는 외채상환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사태를 위기 탈출의 적극적인 기회로 이용한 셈이다.

▲외자유입 증대 기대하는 중국=중국은 테러 참사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받는데다 오히려 국제 투자자금이 정치.경제적으로 위험한 미국으로부터 '새 피난처'인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칭하이(靑海)증권 자산관리부의 쑤우캉 부장은 "중기적으로는 수십년간 대부분 호황을 구가해 온 미국경제가 곧 쇠퇴기에 접어드는 데다 정치.외교적 실책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 테러사건 등의 영향으로 미국으로 몰렸던 막대한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외국자본 유입이 크게 늘어나면 세계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력으로 7.5~8%대의 고속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중국내 올해 1~8월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6% 늘어난 437억5천만 달러, 실제 투자약은 20.39% 증가한 274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물거래로 거액 챙긴 빈 라덴=이번 테러의 배후 용의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 발생 전에 수 백만 달러 이상의 자금으로 주식과 외환을 선물(先物) 계약해 테러 사건 이후 주가가 폭락하자 거액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국와 영국,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수사에 나섰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미국과 영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빈 라덴이 거액의 이익을 챙기는 동시에 선물거래 상대인 유대계 자본에도 타격을 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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