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대미 지원 입장 제각각

입력 2001-09-17 14:08:00

미국이 자국의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건물에 공격을 가한 테러범들에 대해 보복 공격을 가할 것인지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시기와 장소에 대한 의문만이 제기될 뿐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군사작전에동맹국들이 어느 정도 지원할 것이냐에 또다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나라의 정치인들은 자국민들이 미국민과 아픔을 같이하고 있는 가운데 대미(對美) 결속을 선언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영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 구역에 대한 이라크의 준수를 강제하는데 있어서의, 그리고 이에 앞선 걸프전에서의 경험은 전통적 맹방의 다짐이 공허한 소리가아님을 시사해주고 있다. 또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도 강력한 지원의사를 표명한 바있다.

미국의 조처에 항상 앞장 서 찬사를 터뜨려오지는 않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테러 만행을 미친 짓이라 비난하면서 미국민과의 연대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행동에 옮겨질것이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는 이번 테러사태가 외부의 소행임이 밝혀질 경우 동기구 조약 제 5조를 발동시키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나토가 비단 정신적 지원뿐만아니라 군사적 지원을 미국에 제공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같은 제의를 받아들일 것인가? 나토의 지지 선언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번 테러를 묘사한 것처럼 "전쟁행위"가 아니라 단지 "야만적 행위"에 대한 것으로 나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알랭 리샤르 프랑스 국방장관은 나토의 지지선언을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라고강조하면서 이번 미국 테러참사를 정의내리는데 "말(언어) 전쟁"을 벌이기를 거부했고 로돌프 샤르핑 독일 국방장관도 "우리는 전쟁에 직면해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독일 헌법은 여하한 군사적 움직임을 취하기 앞서 의회의 사전 동의를 구하도록요구하고 있다. 샤르핑 장관은 독일의 지원이 의료부문에 제할될 가능성이 있음을시사했다.

심지어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까지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백지수표"를 제공하고있지는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분명히 나토 동맹국들은 미국에 대해 테러범에 대한명백한 증거를 얻을 때까지 여하한 행동도 취하지말라고 촉구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도 최근 영국의회 긴급회의에서 미국에 대해 먼저 공격하고 나중에 생각하지 말도록 권고했다.

미국이 세계무역센터와 펜타곤에 대한 공격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테러범들을응징하는데 반대하는 동맹국들은 아마도 하나도 없을 것이다. 동맹국들 사이의 견해차는 테러범들을 은닉해주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나라들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 있어서 블레어 총리의 입장은 단호하다. 블레어 총리는 그같은 나라들이 민주주의의 적들을 보호해주는 행동을 그만두어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적으로간주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개별 국가들을 테러범 은닉국가로 확인하는데 대한 불안감을 표출, 이것이 또다른 걸프전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에는 또한 이보다 더 폭넓은 우려가 일고 있다. 그것은 다름아니라 응징조처를 미국이 단독으로 취하든, 나토와 공동으로 취하든 간에 이슬람세계는 더 과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감이다.

이들중 일부는 응징이 앞으로 테러행위를 줄이기 보다는 오히려 더 많아지게할지 모른다고 우려하면서 최상의 처방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제시했던것처럼 테러망에 대한 부단한 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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