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힘겹게 승리했으나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 부족 등 산적한 문제점들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 여전히 팬들을 실망시켰다.
한국은 16일 부산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차평가전에서 후반45분까지 1대1로 비기다 인저리타임때 터진 이동국의 마무리 헤딩골로 2대1로 이겼다.
이날 한국은 공격에서 마무리 능력 부재를 고스란히 재연했고 수비에서도 한번의 스루패스에 쉽게 뚫려 실점하는 답답한 플레이를 되풀이됐다. 특히 10여차례의 코너킥과 프리킥에서 제대로 된 세트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국-김도훈 투톱을 내세운 한국은 1차전때 왼쪽 날개로 뛰었던 이천수가 오른쪽으로 이동해 상대 진영을 활발하게 뚫었고 미드필드진이 수비에 적극 가담하면서 상대의 역습을 허용치 않아 전반적으로 볼 점유율은 높았다.
그러나 단조로운 측면 돌파가 계속됐고 패스가 부정확해 변변한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들어 왼쪽 날개 이을용을 빼고 최태욱을 투입한 한국은 후반 13분 골지역으로 투입된 볼을 이천수가 잡는 순간 상대 수비수 에릭 에지오포의 백태클로 얻은 페널티킥을 김도훈이 오른쪽 구석으로 차넣어 앞서나갔다.
기쁨의 순간은 잠시였다. 선제골후 3분뒤인 16분 1차전때 2골을 넣었던 은두케가 한국의 '一자수비'를 뚫고 가볍게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체력이 떨어진 한국 선수들이 제대로 볼을 배급할 루트를 찾지 못해 무승부가 굳어지던 중 후반 45분 이동국이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라 온 최태욱의 센터링을 헤딩슛, 결승골을 낚았다.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
일주일 동안의 합숙 훈련과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팀이 상당히 발전했음을 느꼈다. 이번에 새로 기용한 선수들도 많은 발전을 보였고 전체적으로 기본도 갖춰졌지만 일부 선수들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계속되는 테스트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내가 말하는 테스트는 단순한 체크 수준이 아닌 지속적인 경기력 향상 여부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것이므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모두 샤이부 나이지리아 감독
아주 재미있는 경기였다. 경기 종료 직전 실점은 막을 수도 있었던 것으로 좋은 경험이 됐다. 이번 경기는 1차전에 비해 전술, 기술적인 측면을 중시한 경기였고 육체적인 충돌도 많아 선수들이 다소 위축됐던 것 같다.
한국에 온 선수들 가운데 월드컵 예선전에 뛰었던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부르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들이 경제적인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게으른 스타의 부활
이동국(22.포항 스틸러스)이 나이지리아와의 2차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부활'을 예고했다.
해외진출 좌절 등으로 긴 슬럼프에 빠졌던 이동국은 이번에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마지막 기회를 얻어 대표팀에 포함됐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 초『이동국이 스타의식에 빠져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말을 공공연히 흘리며 이동국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고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았다.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아예 대표팀에 포함하지 않았고 8월 유럽전지훈련에는 포함시켰으나 네덜란드 1부리그 RKC발베이크전에서 수준이하의 플레이를 펼쳐 체코와의 A매치에서는 대패가 확정된 뒤에야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이에 따라 이동국이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히딩크감독이 그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고 분석했었다.
이런 평가로 수모를 당했던 이동국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교체투입된 13일 1차전은 물론 이날 2차전에서도 어슬렁거림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득점기회를 노렸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려는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고 지칠 줄 모르고 뛴 결과 결국 결승골의 주인공까지 됐다.
포철공고 2년때 이미 프로축구 포항으로 입도선매돼 프로생활에 뛰어든 이동국은 한동안 한국축구의 최고 기대주로 불리었으나 지난해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베르더 브레멘)에도 진출했으나 주전을 꿰차지 못한 채 벤치를 지키기 일쑤였고 올 시즌에도 해외진출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그를 눈여겨보는 구단이 별로 없었다.
이동국은 그러나 히딩크감독이 준 마지막 기회에서 결승골을 뽑아 스타플레이어의 면목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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