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 테러계획 5년전에 세워져...

입력 2001-09-15 14:59:00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지난 11일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청사 테러 공격 발생후 10시간만에 백악관으로 귀환한 것은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한 TV 비평가가 14일 지적했다.

LA 타임스의 TV 비평가인 하워드 로젠버그는 칼럼을 통해 사건 당일 텔레비전에 비친 부시의 얼굴에선 비탄과 분노를 읽을 수 있었지만 우리가 시청한 부시의 모습은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힘없이 혼자 걷는 것이었다며 부시의 위기관리 이미지가 기대에 미흡했다고 평했다.

로젠버그는 부시 대통령이 로널드 레이건이나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 같은 카리스마를 배울 수 없다손치더라도 난국에 대처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슬픔만을 공유하지 않고 의지할 수 있는 대통령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1일 플로리다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육개혁에 관해 연설하던중 테러 보고를 받고 2차 테러 위험으로 루이지애나주의 공군기지와 네브래스카주 전략공군사령부를 거쳐 오후 늦게 백악관 집무실로 돌아왔다.

○…미국에 대한 테러로 붕괴한 세계무역센터가 있는 뉴욕의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참사 현장을 동분서주하면서 전면에 나서 대처하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면서 뉴욕 시민들의 인식에 과거 논란 많았던 행정가의 오명을 벗고 영웅적인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줄리아니 시장은 사건 직후 세계무역센터 잔해가 산더미처럼 쌓인 현장을 찾아가 소방관들을 격려하는 등 지금까지 10여 차레에 걸쳐 언론 인터뷰를 가지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욕시 인력 스카우트 회사의 직원 피터 그레이 씨는 "조지 W 부시 대통령보다 줄리아니 시장의 모습이 눈에 더 자주 띈다"고 말했다.

○…미국 심장부 워싱턴과 뉴욕을 겨냥한 동시다발 테러 계획은 빠르면 5년 전 처음 세워졌고, 비행기 납치 테러범들은 미국에 잠입하기 위해 사우디인으로 가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스턴 글로브지(紙)가 14일 보도했다.

사고기인 아메리칸항공 11편의 납치범중 하나가 지난 96년 미 플로리다주에 도착, 97년에 플로리다주 엠브리-리들 항공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미뤄볼 때 테러계획의 시점은 빠르면 96년으로 볼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수사진의 말을 빌어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보스턴발 여객기 두 대를 납치한 테러범들이 6개월 전 보스턴 로간국제공항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테러범중 몇 명은 사우디 국영 사우디아라비아항공에서 근무했다는 조종사 자격증을 갖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기록상 사우디아라비아항공에 채용됐던 것으로 등재돼 있어 별 의심을 받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뉴욕 일원에서 개업중인 일단의 정신과 의사들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 붕괴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거나 실종자를 찾아 헤매는 희생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미언론들이 14일 전했다.

맨해튼에서 개업중인 정신과 의사 에밀리 스타인은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의 시체마저 수습할 수 없는 사람을 포함 심리적 상처를 크게 받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동료들과 현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스타인은 자신의 환자 중 2명이 이번 사고로 가족이 실종됐다고 전하면서 극복해 낼 수 없는 슬픔을 마음 속에 담고 지내게 될 사람들을 찾아 대화를 통한 심리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어쩌면 파산으로까지 이끌 수 있는 법정소송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의회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의원들이 테러에 사용된 항공기를 납치당한 두 항공사가 완전한 책임 면제 요구는 거부하되 회사가 생존할 수 있도록 제한적 보호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두 항공사는 피랍기 탑승자 유족 수천명은 물론 뉴욕 세계무역센터의 입주 기업들로부터도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뉴욕시는 세계무역센터의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묻혀 있는 희생자들의 시신 발굴 작업이 금년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시신의 신원 확인과 보관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뉴욕시 의료검사관실의 지휘로 이뤄질 신원 확인작업에 참여할 전문가들은 13일 사망 및 실종자의 가족, 친지들로부터 그들의 인상착의와 신체상의 특징 등에 관한 7쪽짜리 신고서를 받기 시작했다.

신원확인 전담반은 가족, 친지들에게 머리 솔, 칫솔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DNA가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포함될 수 있는 생전의 개인 소지품을 있는 대로 모두 제출해주도록 요청했다.

○…대만의 하이테크 기업인 VIA테크놀로지사(社)는 13일 미 테러 참사에 조의를 표하며 미국 정부에 100만 달러 기부를 제안했다.

세계 2위의 마이크로칩 설계업체인 VIA의 첸 웬치 사장은 현재 미국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부형태는 현금 또는 구호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VIA는 현재 경쟁사인 미국의 인텔사(社)와 법정 소송에 휘말려 있어 대만 언론들은 VIA가 기부를 통해 인텔의 소송취하를 유도하려한다고 보도했으나 VIA측은 이를 부인했다.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13일 미국인들에게 테러 공격에 대한 사전 안전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는 2차 경고를 발령했다.

쿠웨이트에는 6천명의 미국인이 살고 있으며, 3천~5천 명의 미군 병력이 쿠웨이트 안팎에서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쿠웨이트 당국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에 환호하면서 거리 질서를 어지럽힌 팔레스타인인 30명을 체포했다고 현지 신문들이 보도했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13일 미국 테러사건이 국제 금융시장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레오 오닐 S&P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경제·금융·채무분석가들이 이번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이 전세계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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