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의중 타진 기회

입력 2001-09-14 15:11:00

15일부터 서울에서 열릴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는 남측 입장을 최종 확정하는 등 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미 테러 참사로 남북을 둘러싼 국제관계가혼미한 상황에서 회담이 열리는 점을 감안, 평화공존을 위한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측은 13일 홍순영 신임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회담 의제를 최종 확정했다. 회담 정례화와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공사 재개, 금강산 육로관광,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문제 등을 이번 회담의 의제로 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만에 개최되는 회담인 만큼 실현 가능한 남북 현안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문제는 이미 수차에 걸쳐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에는 북측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이번 회담에서 미 테러 참사와 관련해 모종의 합의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정부측은 이미 북측이 미 테러 참사후 테러에 반대하는 성명을 낸 바 있기 때문에 '반테러 공동성명'까지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측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테러문제를 논의하기를 꺼릴 경우 공동보도문에 '반테러 정신'을 삽입하는 정도라도 합의를 이뤄낼 방침이다.

남측의 이같은 입장에 북측도 일단은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6?5 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평통은 "민족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가려는 우리의 노력으로 6개월만에 회담이 열리게 됐다"며 "제5차 상급회담에서 좋은 합의들이 이룩되어 화해와 단합 통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측은 대표단 단장을 전금진 내각책임참사에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북측 단장이었던 김령성 내각책임참사로 교체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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