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참사 여파로 그러잖아도 심각한 불황에 시달려온 지역 경제가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아 더욱 침체하게 됐다.
특히 하반기쯤으로 예상된 미국경제 회복시기가 지연되면서 반도체, 섬유, 안경테, 기계.금속 등 지역 주력제품의 수출부진이 심화할 전망이다.
12일 대구경북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역 수출의 15% 안팎을 차지해온 미국시장의 일대 혼란으로 수출 침체가 불가피하다. 올들어 8월 현재 대미 수출실적은 대구 3억4천900만달러, 경북 12억8천200만달러 등 모두 16억3천100만달러를 차지했다.특히 미국의 공항폐쇄조치로 항공기로 수출품을 운송해온 반도체, 안경테 수출이 당장 차질을 빚게 됐다. 지역에선 대미 수출물량 20%가 항공기로 나가고 있다.
섬유업계는 미국 섬유시장 위축은 물론 아웃소싱 대상국인 중국, 동남아까지 영향을 받아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미국으로 수출된 국내 폴리에스테르(PE)직물은 1억5천152만3천달러(승인실적 기준)로 중국, 홍콩, UAE 다음으로 네번째였으며 쿼터국으로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중국, 동남아 등이 미국에 수출하는 봉제.의류가 막힐 경우 이들 국가에 공급해온 섬유 원.부자재 수출도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하영태 대구경북견직물조합 이사장은 "당분간 대미 섬유수출 계약 중단이 불가피하며 최소한 연말까지는 여파가 미칠 것"이라며 "미국경제 전반의 타격은 세계 섬유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지역 안경테 업계도 주문량의 대폭 감소는 물론 기존 생산물량의 공급조차 불투명하다며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지역 안경테 수출실적 2억1천341만2천달러의 29%인 6천346만3천달러로 EU(6천706만6천달러)를 제외하고 개별국가로는 가장 큰 수출 대상국이다. 특히 올들어 7월말까지 안경테 수출이 미국 등의 불경기로 전년 동기 13% 감소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의 타격은 더욱 피해를 주게 됐다.
자동차부품업체를 비롯한 기계.금속업체들도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견 기계업체인 ㄱ기계의 경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무소를 두고 있지만 이번 테러 여파로 수출길이 막히는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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