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사고도로'

입력 2001-09-12 12:14:00

고속도를 믿지 마세요!

8차로 확장 공사 중인 구미~동대구 사이 경부고속도는 이제 절대로 믿고 달려서는 안될 도로로 낙인 찍혔다. 몇십분 정도면 통과하겠지… 믿고 시간을 예정했다가는 큰코 다치기 십상이게 된 것.

문제는 정체이고, 그 원인 중 상당수는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사고. 이달 들어만도 지난 3일엔 오전 7~8시 무렵 동대구 부근 하행선에서 추돌사고가 나 통행이 한시간 정도 정체됐다. 5일엔 밤 10시쯤 칠곡 부근 상행선에 사고가 나 30분 이상 지연됐다. 6일에도 3일과 같은 형태의 사고.정체가 반복됐다.

일요일이던 9일엔 낮 12시30분쯤 칠곡 석적면 반계리 구간 하행선에서 고속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 위로 올라 앉아 상하행선 모두 6~7km나 정체됐다.

이때문에 출퇴근 운전자들 사이에선 "고속도를 믿고 출근 또는 약속 시간을 맞추다간 낭패 당하기 일쑤"라며 안내 방송이라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성서에서 경산 진량공단으로 출퇴근하는 김모(40)씨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시간"이라며, "통행료 거부 운동이라도 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40분 정도면 출퇴근 되는 길을 사고만 만나면 그 두 배 이상 걸려야 한다는 것.

이에대해 도로공사 영남1 건설사업소 박성태 과장은 "구미~동대구 사이 60여km 구간에서의 확장공사 때문에 편도 1차로로 축소 운영하는 경우가 주당 최소 한번꼴은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다 사고까지 겹치면 속수무책인 것이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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