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대표 당정쇄신 기대한다

입력 2001-09-11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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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한광옥(韓光玉)대표 인준안을 처리, 여권 개편의 골격은 마무리 됐으나 대표 인선 과정에서 표출된 당내 갈등과 분란의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당 총재인대통령의 권위에 차마 맞서기 어려워 임시 미봉으로 봉합됐다뿐이지 민주당의 일부 최고위원과 소장 의원들의 '한 대표 기용'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내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대중 대통령 집권이래 지금까지 줄곧 DJ의 가신격인 동교동계가 독주하는 이른바 '인치(人治)정치'를 막고 당정을 쇄신해야한다는 여론이 높았고 최근들어 여당내에서조차 이에 동조, 정풍운동으로 가시화됐던게 그동안의 정황이다. 이런 터수에 DJ가 쇄신은커녕 한술 더 떠 가신이자 심복인 비서실장을 당 대표로 기용한데 대해 일부 민주당의원들이반발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하던 막강 권력의 비서실장이 당 대표로 내려오는 것이야말로 아무리봐도 당을 총재의 전유물로 사당화(私黨化)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따라서이번 비서실장의 당대표 기용이야말로 정당의 자율성을 막고 국회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인사라는 지적에 우리는 공감한다.

아무리 여권이 대통령을 정점으로 당.정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체제라해도 청와대가 독주할때 당(黨)쪽에서 견제 기능이 최소한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의 견제마저 기대키 어렵다고 보아 마땅한 것이다. 어쨌든 현 정권들어 대통령 친정 체제가 계속 강화돼 왔으며 그 결정판이 이번 당 대표 기용이라 보아 마땅하다. 우리는 이러한 대통령 친정체제가 국민의 당정쇄신 기대에 역행할 뿐더러 의회민주주의 정신에도 걸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친정의 핵심인 동교동계가 해체돼야 한다"는 김근태 최고위원의 주장에 공감한다. 그렇지만 기왕 당대표 인준이 끝난바에야 한대표가 특정계파 중심의 당 운영 방식을 지양하고 당력을 결집시켜 민심을 수습하고 정치 상황에 유연성 있게 대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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