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접근-토마토와 건강

입력 2001-09-11 14:07:00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모든 사람의 꿈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건강장수법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고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토마토를 즐겨 먹는 것이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토마토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라이코핀(lycopene)이라는 물질이 각종 암을 억제하고 심장병을 예방하고 젊음을 유지시켜준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암 방지효과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토마토를 즐겨 먹은 사람은 암에 잘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암연구 전문가들은 토마토가 전립선암, 폐암, 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분명히 있으며, 이밖에 췌장암 결장암 식도암 구강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5년 미국 하바드대학 의대 연구팀이 4만7천여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6년간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1주일에 최소한 10차례 토마토로 만든 음식을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 발생률이 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핀이라는 성분이 암을 차단하는 강력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임상실험으로 밝혀지고 있다. 미국 바바라 앤 카마노스 암연구소가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라이코핀 보충제를 매일 두차례 15mg씩 30일 동안 복용하게 한 결과, 암세포가 전립선을 넘지 않고 그 안으로만 억제됐다.

또 1주일에 한차례씩 토마토를 먹으면 식도암이 40% 줄고, 나이가 든 사람이 이보다 훨씬 더 자주 토마토를 섭취하면 모든 종류의 암에 걸릴 위험을 50%나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동맥경화도 예방

토마토가 심장병과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핀란드 쿠오피오대학 연구진들은 토마토가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연구진들은 45세에서 69세까지 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라이코핀의 혈중 농도가 낮으면 동맥경화가 빨리 진행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로웨트 연구소도 토마토가 심장병과 심장발작을 초래하는 혈전을 예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토마토 씨앗 주변의 노란색 젤리는 혈소판(血小板)이 덩어리지는 것을 막고, 혈전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 토마토 4개에서 추출된 젤리는 혈소판 활동을 72% 정도 줄였다. 혈전을 막기위해 사용되는 아스피린은 복통과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나 토마토 젤리는 출혈을 일으키지 않아 아스피린 대신 항혈소판 요법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들은 보고 있다.◇라이코핀은 초강력 항산화제

라이코핀은 어떤 작용을 하기에 암과 심장병을 예방할까?

우리가 음식을 먹고 숨을 쉬면 우리 몸에서는 유해산소(프리라디칼 Free Radical)라는 부산물이 생긴다. 유해산소는 산소 분자이지만 짝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이 일반 산소와 다른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른 것을 공격한다. 이 산소가 세포막이나 유전자를 공격, 손상을 입혀 늙게 만드는 것이다.

철이 산소와 접촉하면 녹이 슬듯 유해산소는 몸안의 세포막을 녹슬게 만든다. 동맥경화도 콜레스테롤이나 지방이 부패하고 산화되면서 혈관벽이 노화되어 생기는 것이다. 유해산소는 DNA를 공격, 세포 구조나 기능, 유전체계에 이상을 일으킨다. 유해산소는 세포의 노화와 암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토마토에 붉은 색을 띠게 하는 라이코핀은 식물과 미생물에 의해서만 합성되는 자연색소로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의사들은 토마토에 들어있는 라이코핀이 이러한 유해산소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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