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시험 지원자 수가 지난 94년 이후 최소를 나타냄에 따라 입시 양상도 예년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교차지원 증가에 따른 자연계 수험생들의 수능 등급 불리, 재수생 급감으로 인한 영향력 약화, 재학생들의 정시 비중 확대 등 당초 예상과는 판이할 전망. 대구.경북의 경우 전국적인 판도보다 더 큰 변화가 예상되므로 수험생들은 이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역대 소신 지원 필요=대구.경북 지역의 수험생 감소율은 16.9%로 전국 15.3%보다 높았다. 대구의 재수생도 28.3%나 줄어 전국(25.1%) 평균보다 감소 폭이 크다. 그만큼 대학 입학 문이 넓어진 것. 지역 4년제 대학들의 실질 경쟁률이 1.23대 1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사실은 수험생들에게 소신 지원의 기회가 커졌다는 뜻이다. 정시에서 미달 학과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고 복수 합격으로 인한 합격자 연쇄 이동 때 추가 합격할 여지도 커졌으므로 이를 유념해 대학.학과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재학생 정시 가능성 커져=재학생들의 경우 학력 저하를 염두에 두고 재수생과의 경쟁을 피해 수시모집에 몰리고 있다. 수시모집은 복수지원이 가능해 상위권 학생이 여러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합격 없이 미충원 인원이 정시모집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정시의 문이 오히려 넓어진다.
수시모집에서 뽑는 인원은 당초 정원의 26.7%로 예정됐으나 복수 합격자를 감안하면 정시모집 비율은 8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재수생 숫자가 예상보다 적어진 것도 정시를 노려볼만한 좋은 조건이다. 따라서 재학생들은 좁은 수시모집의 문을 기웃거릴게 아니라 정시모집에 대비해 차분히 수능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자연계 수능 등급 불리=올해 계열별 지원자 비율을 보면 인문계가 56.37%로 자연계 26.92%의 2배를 넘는다. 예.체능계도 16.7%나 된다. 이는 교차지원을 노리고 인문계나 예.체능계로 수능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자연계에서 빠져나간 수험생이 그만큼 많다는 뜻. 자연계 숫자가 줄어든데다 빠져나간 상당 부분은 중위권으로 추정돼 자연계 상위권 수험생들이 좋은 등급을 받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올해 지원자 수를 기준으로 수능 1등급을 받으려면 인문계는 1만6천659등 안에 들면 되지만 자연계는 7천957등 안에 들어야 한다. 예년의 경우를 보더라도 자연계는 특히 고득점 수험생이 많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전국 41개 의대 중 25개, 한의대 11개 중 9개 등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인문계 고득점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중위권 대학들도 교차지원이 가능한 학과는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지원할 때 주의해야 한다.
◇재수생 영향 약화=여러 차례 평가를 통해 재학생과 재수생의 학력 격차는 현실로 입증됐지만 재수생 수능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6만8천여명 줄어든 것은 재학생들에게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상위권의 경우 재수생 강세가 여전하겠지만 그 이하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일신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재수생을 피해 2학기 수시모집에 지나치게 집착할 게 아니라 2개월 남은 수능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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