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파티용 청바지

입력 2001-09-10 15:45:00

청바지(Jeans)가 출현한 배경에는 미국 노동자들의 일의 강도(强度)와 깊은 관계가 있다. 1800년대 중반 미국 서부개척시대에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강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격렬한 노동에서도 견디어 낼수 있는 질긴 작업복이 절대 필요했다. 이 점을 착안해 세계 최초의 청바지를 만들어 낸 사람은 독일출신인 샌프란시스크 상인 '디바이 스트라우스'. 1853년 그는 때마침 가지고 있던 천막천으로 노동자들이 입고 일을 해도 끄떡없는 바지를 만들어 낸 게 청바지의 역사다.

▲세계2차대전은 청바지를 세계 의류로 보급시킨 결정적인 요인이었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청바지 품격을 한단계 올려 놓았다. 2차세계대전때 이 작업복을 미국군인과 군수공장 노동자들은 유니폼처럼 입었고 전쟁이 끝나자 유럽의 상점들은 미군들이 벗어 놓고간 청바지를 팔았다고 한다. 전세계 시장에 청바지가 보급됐었고 우리에게도 50년대부터 젊은이들의 실용패션으로 등장한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당선(1976년)뒤 기자회견장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백악관안에서 청바지 차림을 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노동자 등 하층민의 옷을 상류층에서도 입게 된 일대 사건으로 친다.

▲한국의 대학생이 개발한 '파티용 청바지'가 우리에게 산뜻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영남이공대학을 졸업한 이진윤(23)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의류박람회에 출품한 이 바지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유명백화점 등 1천여개 회사에서 구매요청이 쏟아져 150만달러(약19억3천여만원)어치의 주문을 받을 정도로 '대박'을 잡은 것이다. 이씨의 아이디어는 간편복으로만 인식 되고 있는 청바지를 파티 의상으로 만들어 보자는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단순함에서 말한다. 기존의 청바지에 자수를 놓거나 조명을 받으면 빛이 나는 '반짝이'를 수백개를 다는 새로운 변화의 시도다.

▲언제나 그렇듯이 인식의 변화는 새로운 가치의 창출(創出)이다. 이씨의 '대박'은 보통의 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창의성의 발취로 볼수 있다. 남들이 하는 것을 그냥 뒤따라 가면 뒤쳐질수 밖에 없다. 성취의 첩경은 발상의 전환이 으뜸의 덕목이다. 실용 패션이라는 청바지를 고급패션으로 품격을 끌어 올릴 수도 있는 이씨의 '파티 청바지'는 무한한 가능성의 길이 열려 있는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도전 메시지'이기도 하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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