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원기가 달리나」 삼성은 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6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총력을 펼쳤으나 타선의 침묵과 경기흐름을 바꿀 찬스에서 실책성 플레이로 2대4로 패했다.
삼성은 이날 현대가 한화에 1대4로 패해 5.5경기차를 유지했지만 투수들의 난조에다 마르티네스, 바에르가 등 주전들의 슬럼프와 부상으로 최근 2승5패의 부진에 허덕였다.
대구원정 6연패를 당한 두산은 3회 2사 2,3루에서 용병 우즈가 2타점 중전안타를 날려 기선을 제압했다. 5회까지 2안타의 빈공에 그쳤던 삼성은 6회 무사 2,3루에서 경기흐름을 바꿀 찬스를 잡았으나 박한이의 투수앞 땅볼때 2,3루 주자가 미숙한 주루플레이로 모두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두산은 7회 정수근과 장원진의 연속 2루타로 1점, 8회 이종민이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해 점수차를 4대0으로 벌렸다.
삼성은 9회 박한이의 2점홈런으로 막판 추격전을 펼쳤지만 1루에 주자를 두고도 연거푸 병살타와 삼진을 당해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한편 한화 송진우는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와의 경기에서 9이닝동안 삼진 6개를 뽑으며 2안타 1실점으로 막아 4대1로 완투승을 거뒀다.
이로써 송진우는 지난 89년 4월12일 롯데와의 데뷔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이후 13시즌 동안 개인통산 2천3분의 2이닝을 기록, 프로야구 최초로 2천이닝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전적(5일)
두산 002 000 110 - 4
삼성 000 000 002 - 2
△삼성투수=이용훈(패), 김현욱(9회), 전병호(7회), 정성훈(8회), 이동은(8회), 라형진(8회) △두산투수=최용호(승), 이혜천(6회), 장성진(7회), 차명주(9회), 진필중(9회·세이브) △홈런=박한이(9회2점·삼성) ▲롯데 9 - 1 LG
▲기아 7 - 2 SK
▲한화 4 - 1 현대
프로 각 팀들이 막바지 수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하위권팀들은 한장의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순위다툼을 하고 있고 삼성은 현대와의 맞대결도 모두 소화한 상태다.
2위 현대도 페이스가 좋지 않아 20여경기 남짓 남은 상태에서 5.5경기차라면 삼성의 우승은 90%이상 확정적이다. 그러나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입장에서는 1위를 확정지을때까지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막바지에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농사를 그르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농부의 심정과 같다.
삼성 김응룡감독이 두산과의 주중 경기에서 승리에 집착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된다. 4일 경기에서 비교적 컨디션이 괜찮았던 선발 노장진을 조기강판시키며 마무리 김진웅을 6회에 투입한 것과 5일 경기에서 6명의 투수를 풀가동하는 모습에서 긴장의 끈을 풀지않겠다는 김감독의 의지가 보였다.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가 평균 8이닝씩 소화하던 갈베스의 전력 이탈로 다른 투수들은 갈베스몫까지 던져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또 이승엽과 마르티네스의 슬럼프, 바에르가의 어깨부상 등 악재가 겹쳤기때문에 김감독은 누구보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심정일 것이다.
달리 말하면 구두계약은 성사시켰지만 정식계약은 하지 못한 사업가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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