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와이드-LA 갱 다시 활개 거리 총격전 난무

입력 2001-09-06 00:00:00

마약밀매와 매춘사업, 유혈복수극으로 악명을 떨쳤던 LA 갱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널리 알려진 LA 갱들은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으로 한때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들어 각 갱들간 대로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세력다툼이 노골화되고 있다.

근착 타임지는 3개월간에 걸쳐 취재한 LA 갱의 활동과정을 생생히 보도했다.

◇조직폭력범죄 급증=80년대와 90년대 LA 거리를 활보했던 갱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마약밀매 등으로 교도소에 수감됐던 이들이 형기만료로 출소한 이후 대대적인 복수극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갱들이 저지른 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모두 331명으로 전년도 136명에 비해 143%나 증가했다. 게다가 올들어 지난6월까지 폭력조직에 의한 살인사건은 23%나 더 증가했다. 갱들이 자행하고 있는 폭력사건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지난 7월 13세의 소녀 엘리자베스 토마스는 집안 침대에 앉아 있다 인근 갱들간 총격전끝에 창문에 날아든 총알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이처럼 갱들간 폭력사태로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갱들과 관련된 범죄중 특이한 것은 강도나 차량납치 등 금품을 노린 범죄는 감소한 반면 원한 등에 의한 보복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도의 경우 8.8%, 차량납치는 28%나 감소했으나 같은 조직폭력배 암살이 9.7% 증가했으며 경찰관 피습은 35.5%나 늘어났다. 또 경찰에 신고를 못하게 하거나 법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못하도록 하는 '증인 협박'은 50%나 급증했다. 결국 90년대나 80년대 갱 범죄의 주류를 이뤘던 마약거래나 강·절도가 퇴조하고 있는 반면 보복폭력이나 조직 보호를 위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LA 지역에는 1천300여개의 갱 조직속에 수만여명의 갱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급증원인=LA지역 범죄학자들은 갱 범죄의 급증원인으로 10여년전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보스급 갱들이 최근 하나 둘씩 만기출소해 새로이 세력을 구축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10만여명의 갱들이 수감돼 있지만 이들중 매달 3천여명이 출소하고 있다. 올들어 이미 3만여명이 출소해 다시 폭력조직에 가입하거나 새로운 조직을 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경찰의 수사활동 위축도 갱 범죄 급증에 한 몫을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0년대 중반 조직폭력을 수사한 경찰들이 공권력 남용과 증거조작 등으로 구속되거나 옷을 벗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갱범죄 전담 형사들은 무리하게 갱들을 잡으려 하지 않고 있다. 18년간 갱 범죄를 전담해온 척 제글린 형사는 "거물급 갱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요즘 형사들은 공권력 남용 등 비난을 우려, 몸을 던져 일하기를 기피하고 있으며 열성적으로 활동할 경우 미친 사람 취급을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세대 갱=이전의 갱들은 세력 확장으로 인한 갈등이 불거질때 상대 세력에 대해 사전 경고와 선전포고 등 절차를 거친 후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 상례였지만 최근 신세대 갱들은 즉흥적인 무력충돌을 다반사로 벌인다. 총격전을 마치 게임즐기듯 하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세력싸움에서 '죽느냐'와 '죽이느냐'는 두가지 선택중 한가지 원칙만이 존재할 뿐이다. 신세대 갱들은 다른 갱들이 자기의 영역에 침범했을때는 가차없이 총으로 처치해 버린다. 경찰도 겁내지 않는다.

또 흑인 갱들이 아직도 마약밀매에 손을 대고 있지만 LA 갱 10만여명 중 60%나 차지하고 상당수가 라틴계인 신세대 갱들은 마약을 멀리하고 있다. 또 여성 갱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특이한 현상. 여성 갱들은 조직으로부터 보다 높은 인정을 받기위해 남자들보다 더 가혹하고 잔인한 범죄에 앞장서고 있다. 폭력조직에도 점차 '성(性)차별'이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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