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규의 야구읽기-벤치 스트레스

입력 2001-09-06 00:00:00

프로 각 팀들이 막바지 수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하위권팀들은 한장의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순위다툼을 하고 있고 삼성은 1위를 확정짓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위 현대가 페이스가 좋지 않아 20여경기 남은 상태에서 5.5경기차라면 삼성의 우승은 90%이상 확정적이다. 그러나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입장에서는 1위를 확정지을때까지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막바지에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농사를 그르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농부의 심정과 같다.

삼성 김응룡감독이 두산과의 주중 경기에서 승리에 집착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된다. 4일 경기에서 비교적 컨디션이 괜찮았던 선발 노장진을 조기 강판시키며 마무리 김진웅을 6회에 투입한 것과 5일 경기에서 6명의 투수를 풀가동하는 모습에서 긴장의 끈을 풀지 않겠다는 김감독의 의지가 보였다.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가 평균 8이닝씩 소화하던 갈베스의 전력이탈로 다른 투수들은 갈베스몫까지 던져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또 이승엽과 마르티네스의 슬럼프, 바에르가의 어깨부상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에 김감독은 누구보다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건넌다'는 심정일 것이다.

달리 말하면 구두계약은 성사시켰지만 정식계약은 하지 못한 사업가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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