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대작 '안나 카레리나'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서로 비슷하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은 제각기 그 나름대로의 불행을 안고 있는 법"이라는 인상적인 문구로 시작된다. 작가가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다고 말하면서 머리에 떠올린 것은 성실하고 인자한 부모와 건강하고 순종적인 자녀들로 이루어진 가족들의 단란한 식탁이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높은 교육열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자녀교육으로 인하여 같이 살지 못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가고, 아내와 자녀를 외국으로 보내고 홀아비 생활을 하는 남편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먼 훗날의 행복을 위하여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는 것을 훌륭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가족들이 함께 사는 대부분의 일반가정의 경우에도 과외와 학원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부모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초등학생들까지도 몇 개나 되는 가방들을 메고 들고 학원을 순회하는 모습은 마치 신종 철인경기를 보는 것 같아 안쓰럽기 그지없고, 동네 골목이나 아파트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도 눈에 잘 띄지를 않는다. 자녀가 고교에 진학하고 대입을 염두에 둘 때쯤이면 온 가족의 가정생활이 입시를 위하여 희생되어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제는 듣기도 힘들어졌지만 사람에게는 어릴 때부터의 가정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던 적이 있었다. 어떤 자리에서 고3 아들을 둔 한 학부형은 "아들이 고3이 된 뒤부터 새벽에 나가서 한밤중에 귀가하여 집에서 식탁에 마주 앉은 적이 없다. 부모와 같이 밥을 먹는 것이 입시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니냐"고 자조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나는 아이가 아직 어려 그렇게 절실하게 생각하지는 못하였는데 듣고 보니 과연 그렇다. 가족들의 단란한 식탁을 빼앗은 우리 교육이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우리 아이들을 몰아가는 곳은 도대체 어디일까.
경북대강사·가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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