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쓸개)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생각은 각별했다. 사람을 점잖게 하고 인간답게 만드는 데 쓸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서 사람 구실을 잘 못하는 이들을 일컬어 "쓸개 빠진 사람"이라고 핀잔을 주었다.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였다가 소장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평상시에 담관을 통해 들어오는 담즙을 저장하고 있다가 소화액이 몸에서 필요한 시기, 즉 식사후에 다시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내 보내 소화를 돕는다.
담석증은 담낭에 생기는 가장 흔한 병으로 여러가지 물질이 섞여서 형성된 돌같은 덩어리가 담낭관을 막아서 생긴다. 담석은 담낭뿐 아니라 담도나 간속에서도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 열사람 가운데 한 사람꼴로 담석을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담석증의 통증은 '선통'이라 하여 칼로 베는 것과 같은 통증이 주로 오른쪽 상복부나 명치에 생기고 우측 어깨나 등뒤로 방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담석이 담낭안에 있을 때는 통증이 없지만 담석이 움직이면서 담낭관이나 담도를 막으면 담도 내압이 상승, 통증이 생기며 수시간 지속된다. 그러나 담낭관을 막고 있던 담석이 도로 담낭안으로 들어가면 통증은 씻은 듯이 없어진다.
물과 맥주를 많이 마시면 담석이 저절로 몸밖으로 빠져 나간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우리 몸안의 돌은 담도에서 생기는 담석과 콩팥과 요로에 생기는 요석 등으로 나뉜다. 요석은 저절로 소변으로 빠져나갈 수 있으나 담석은 그렇지 못하다. 물이나 맥주를 많이 마시면 돌이 빠진다고 하는 것은 모두 요석에 관한 얘기다. 요석은 수술하지 않아도 되며 쇄석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담낭암 환자의 약 80%는 담석증을 갖고 있다. 특히 담석 크기가 2cm 이상이거나 60세 이상 노인은 담낭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담석과 비슷한 담낭의 융종이 1cm이상이면 담낭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 담석증의 치료방법은 담석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약물로 녹여내는 용해요법은 순수한 콜레스테롤 담석에만 효과가 있고 그것도 담낭의 기능이 정상이고 담석의 크기가 작을 때만 가능하다. 담낭이 기능을 못할 때는 담낭염의 위험이 높고, 담석의 크기가 2cm이상일 때는 담낭암의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을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쓸개를 떼어내면 큰 문제가 생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무 지장이 없다. 담낭을 절제하고 나면 담도가 그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술전 담석증으로 인한 소화불량 등이 없어져 더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통증이 적고 합병증이 거의 없는데다 미용적 효과도 뛰어나다. 담낭에만 돌이 있는 경우 담낭을 잘라내면 담낭 결석이 생길 장소가 없어져 재발하지 않는다.
담도 및 간내 결석은 재발이 큰 문제이지만 재발을 줄이기 위해 수술할 때 돌만 꺼집어 내는 것이 아니고 그 원인을 없애주는 치료를 같이 한다. 예컨대 담관 담석에는 담즙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담관 성형술을 하고, 간내 담석에는 간 절제술을 시행해 재발을 막는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김홍진교수(사진·영남대병원 일반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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