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커스-여소야대 정국

입력 2001-09-04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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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원 통일장관 해임건의안이 3일 국회에서 가결돼 그동안 2여 공동정부를 이끌어온 'DJP 공조'가 붕괴됨으로써 정국 구도가 '2여 1야'에서 '1여 2야'의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임기 1년반을 남겨둔 시점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출범 이후 최대 고비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위기 탈출을 위해 김 대통령은 대대적인 당정개편과 국정쇄신 등 여권의 신속한 체제정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정국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이한동 총리와 자민련 출신 국무위원들의 사의를 김 대통령이 수리할 경우 개혁 정체성을 더욱 뚜렷하게 하는 진용으로 당정체제를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김 대통령은 최근 해임안 대책에 관한 여권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DJP 공조로) 정체성이 많이 훼손됐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민련은 이날 이적파의원의 즉각적인 반발탈당 선언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함에 따라 김종필 명예총재와 함께 위상 축소가 불가피해졌으며, 이로 인해 자민련이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일각에선 자민련이 표류할 경우 그동안 DJP 공조에 비협조적이었던 일부 의원들이 한나라당 행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그러나 이번 해임안 표결에서 보듯 한나라당 내 개혁파의원들이 힘이 약화된 민주당으로 옮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게다가 여권은 정계개편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힘이 없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정계개편보다는 자민련의 몰락을 뜻하는 부분적인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김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국정운영을 위해 여야 영수회담 재추진, 거국내각 구성 제의, 야당의원들에 대한 개별접촉과 설득 등 야당과의 협력관계 모색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김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길에 나서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으나 언론사 세무조사, 대북정책 등 김 대통령의 주요 개혁정책에 대한 현격한 이견으로 여야간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총재가 DJP공조 붕괴를 계기로, 그간의 정국쟁점에 대해 대여공세를 강화하면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설 경우 양당구도 속에서 여야간 정쟁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직접 국민을 상대로 설명하고 이해와 지지를 구하는 국민상대 정치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여당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어 향후 여권의 정국운영 구상이 주목된다.

또 JP와 자민련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충청권을 결집, 내년 지방선거 등을 계기로 재도약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충청권에 대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간 각축이 격렬하게 전개되는 등 향후 여야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정국의 유동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나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방한 등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진전과 10·25 재선 결과도 앞으로 정국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도전에 대한 김 대통령의 해법은 4일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대국민 입장표명에서 일부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이회창 총재, 김종필 명예총재 등 각 정치주체들의 행보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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