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나만의 캐릭터' 열풍

입력 2001-09-04 12:21:00

온라인 캐릭터업체 캐릭터랜드(www.characterland.com)는 최근 500가지 이상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 '팅구'를 내놓았다. 보통 하나의 표정으로 고정돼 있는 일반 캐릭터와 달리 '팅구'는 자유로운 감정 표현이 가능하다.

특히 네티즌들이 문자로 감정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을 감정표현에 이용, 기발한 응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웃는 얼굴), *^^*(부끄러워), -.-(우울해) 등 네티즌들의 채팅으로 어느 정도 일반화된 이모티콘을 '팅구'의 얼굴 표정으로 사용해 채팅, 이메일과 게시판에 글을 올릴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했다.

'팅구'는 인터넷에서 불고 있는 '캐릭터 열풍'을 등에 업고 출현했다. 졸라맨, 마시마로(엽기 토끼), 우비소년 등 플래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큰 인기를 몰고 온 데 이어 '자신을 표현'하는 캐릭터가 잇따라 등장, '캐릭터 열풍'을 몰고왔다.

자신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캐릭터는 '아바타(avatar)'. 아바타는 네티즌의 분신이다. 옷을 입히고 머리 형태를 꾸미는 등 온라인상에서 또다른 '나'를 만들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한다. 인기 연예인의 패션이나 액세서리, 인기 연속극 주인공의 의상을 아바타에 입히거나 아바타의 의상을 실생활에서 그대로 따라 입는 '아바타 코스프레'까지 등장했다.

또 만화 주인공같은 얼굴을 가진 아이에게 '아바타같은 아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또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이트들이 아바타에게 입힐 의상이나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려는 네티즌들에게 '사이버 구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바타 서비스 유료화에 나섰다. 네오위즈나 프리챌 등은 아바타 서비스 유료화로 매출이 크게 늘 정도로 10~20대 네티즌들 사이에 아바타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캐릭터 외에 온라인 장난감이나 게임 등에도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프렌즈코리아(www.myFrenz.co.kr)는 사이버 공룡 장난감 '티 렉스(T-Rex)'를 개발, 네티즌이 온라인 상에서 감정교류를 하며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새끼를 분양받아 4~6주간 기르는 과정에서 디지털 DNA에 따라 성장 모습이 매일 달라진다.

또 먹이를 먹거나 병에 걸리기도 하며 감정도 표현해 기르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자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거나 잘 돌보지 않을 경우 주인의 컴퓨터를 떠나 마이프렌즈의 보호소로 도망가기도 한다.

인기 온라인 게임 리니지 역시 자신만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네티즌이 선택한 캐릭터가 적과 동지를 만나 싸우고 도망치거나 도울 수 있다. 또 무기와 보호장비를 구입해 약한 상태에서 강한 상태로 성장하도록 했다.

온라인 캐릭터의 발전은 개성 표현욕구가 강한 네티즌들을 겨냥한 것이다. 온라인 업체들은 이같은 네티즌의 속성을 파악, 캐릭터를 계속 진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캐릭터 유료화 이후 아이템을 구입하느라 돈을 낭비하는 네티즌,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적지않다. 또 아이템을 오프라인에서 돈을 주고 거래하거나 아이템을 선물받기 위해 '음란 채팅'이나 '사이버 원조교제'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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